"SM과 전면전 재시작"...엑소 첸백시, '매출 10% 지급' 두고 또 갈등 [종합]
모회사 원헌드레드 차가원 회장, SM에 '전면전' 예고
"더이상 침묵으로 대응하지 않겠습니다. 당사는 지금부터 SM과의 전면전을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그룹 엑소(EXO) 첸 백현 시우민(이하 첸백시)가 소속사 아이앤비100(INB100), 모회사 원헌드레드의 손을 잡고 SM에 대한 전면전을 예고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아이앤비100의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아이앤비100은 첸백시의 전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부당한 처사를 주장하며 이날 기자회견을 긴급 공지했다.
이날 현장에는 원헌드레드 차가원 회장과 김동준 아이앤비100 대표, 첸백시와 아이앤비100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린 이재학 변호사가 참석했다. 원헌드레드는 차가원 피아크 그룹 회장과 MC몽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아이앤비100은 지난달 원헌드레드 자회사로 편입된 바 있다.
첸백시는 지난해 6월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충격을 전했다. 당시 첸백시는 석연치 않은 정산 과정의 투명성과 부당한 장기 계약 등을 두고 SM과 갈등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고, SM 측은 이같은 주장을 반박하며 첸백시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의 배경에 외부 세력의 템퍼링 유인이 있다고 맞섰다. SM의 템퍼링 주장에 첸백시 측과 배후로 지목된 MC몽은 즉각 입장을 내고 템퍼링 시도 의혹을 일축했으나 논란은 확대됐다.
이후 분쟁을 이어오던 양측은 같은달 극적 합의에 성공했음을 알리며 갈등을 봉합했다. 당시 백현 시우민 첸은 SM과의 아티스트 계약 관계를 인정하고 유지하면서 일부 협의 및 수정 과정을 통해 향후 엑소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올해 초 첸백시가 백현이 개인 활동을 위해 설립한 아이앤비100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세 사람은 엑소 활동은 SM에서, 개별 활동 및 첸백시 활동은 아이앤비100에서 진행하게 된 상태다.
"음원 음반 유통 수수료율 5.5% 약속했던 SM, 약속 불이행"...기자회견 전말
현재 아이앤비100 측이 문제 삼은 부분은 첸백시 개인 활동 매출 요구다. 아이앤비100 측은 "SM이 합의서에 전제 된 협상 내용은 무시한 상태로 아이앤비100에 '아티스트 개인 활동 매출의 10%'를 요구했다. 아이앤비100은 부당함에 대한 내용 증명을 보냈지만 SM은 2개월 넘게 답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과거 협상이 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SM이 입장을 바꿔 당시 SM이 합의조건으로 제안해 아이앤비100에 보장하기로 한 음반음원 유통 수수료율 5.5%를 불이행하고 아티스트에게는 개인 활동 매출의 10%를 요구하는 부당한 행동을 하고 있다"라며 "지난해 약속한 합의 조건을 SM이 먼저 위반한 이상 SM은 더이상 아티스트에게 부당한 요구(개인 활동 매출액 요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날 첸백시 측은 앞서 전속계약 분쟁 당시 멤버들이 주장했던 석연치 않은 정산 과정의 투명성과 부당한 장기 계약, 재계약 체결 과정에서의 부당성을 재차 언급한 뒤 합의를 도출했던 양측의 합의서 내용을 밝혔다.
이 변호사는 "당시 이성수 COO는 아티스트가 설립할 신규 법인이 기획, 개발, 제작한 음반 등 콘텐츠는 SM이 지정하는 자를 통해 유통하게 하고 음반음원 유통 수수료율이 타사보다 낮은 5.5%로 적용되도록 약속했다. 카카오 계열사가 아닌 경우 약 15~20%를 받지만 카카오 계열사가 갖는 수준인 5.5%만 내게 해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라며 "아티스트(첸백시)는 이러한 약속을 믿고 합의서를 체결했다. 당초 합의서에도 이러한 조건을 기재했지만 이 COO가 'SM은 유통사가 아니기 때문에 합의서에 이를 넣는 것은 어렵다. 합의서엔 없더라도 이를 보장하겠다'라고 하여 이를 합의서에 기재하지 않은 채로 합의를 체결했다"라고 당시 합의 내용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SM이 이같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아이앤비100 측의 주장이다. 법률대리인은 "SM은 5.5% 수수료율 보장 약속은 무시했음에도 멤버들의 연예 활동 제반에 따라 발생한 금액의 10%를 로열티로 지급한다는 항목은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그 자체로 부당하다"라며 "여기서 말하는 10% 매출액은 아티스트들이 아이앤비100이라는 독자 레이블을 통해 콘서트, 음반, 광고 등으로 매출을 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SM에 줄 이유가 없다. SM이 (활동에) 기여하는 바가 없으므로 SM은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아이앤비100 측은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5일 SM에 대한 내용 증명을 보냈으나 2개월이 넘도록 SM으로부터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도 설명한 뒤 "만일 SM이 아티스트들에게 제시했던 신규 법인에 대한 5.5%의 유통 요율을 제공할 의사나 능력도 없이 합의를 체결한 것이라면 사기죄로 처벌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 회장 역시 "더이상 침묵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라며 "SM이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내세워 첸백시를 설득한 일종의 사기 합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당사는 지금부터 SM과의 전면전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 SM은 정산 근거 자료를 모두 제공하라. 왜 지난 일을 다시 꺼내냐고 할 수 있지만 합의서 작성까지 함께한 당사자로서 더이상 아티스트가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첸백시가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소속사로서의 일이라고 생각해 나서게 됐다"라고 촉구했다.
전면전 알린 첸백시 "10% 로열티 지급 이행 불가, SM과 합의 원해"
'SM과의 전면전'까지 언급한 첸백시 측이 요구하는 바는 무엇일까. SM이 약속한 음반, 음원 수수료율 5.5%를 지킬 경우 합의서에 따라 로열티 10%를 지급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차 회장은 "SM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이미 유통사는 다른 곳으로 정해진 상태"라며 "그 조건은 더이상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 계약 합의 내용을 이행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SM과 원만한 합의를 통해서 엑소, 첸백시의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저희의 바람"이라고 말한 차 회장은 향후 SM을 상대로 한 형사 고발 진행 여부에 대해 "형사 고발 부분은 굉장히 예민한 부분인 것 같다. 저희는 정산에 대한 근거 자료를 매우 받고 싶어하는 상황이다. 무조건 형사 고발이 우선이 아니라 일단 저희의 요구에 대한 SM의 답변이 와야 할 것 같다. 그러면 아티스트와 소통을 해서 결론을 내릴 것 같다. 모든 상황이 지금부터는 SM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법률대리인은 4가지 요구 사항을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수수료율 5.5% 불이행 사실을 인정하라 △SM이 합의를 불이행한 것이 사실이므로 매출 10%를 요구하는 언행을 삼가라 △다만 엑소 그룹 및 유닛 관련 표지와 SM이 보유하는 음반, 음원 등 콘텐츠 자산에 대한 대가는 협의하여 지급할 용의가 있다 △기존 정산 자료를 즉시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만약 SM이 계속해서 개인 활동 매출의 10% 지급을 요구한다면 합의서 해지는 물론 합의서 체결 과정에 관한 형사고소, 공정위 제소 검토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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