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olumn] ‘부임 후 우승 2회’ 텐 하흐가 유임돼야 하는 ‘5가지 이유’

정지훈 기자 2024. 6. 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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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텐 하흐 감독을 대체할 만한 감독이 보이지 않는다. 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우승하고 4위 안에 들었던 지난 시즌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보기 위해 그에게 부상 없는 한 시즌을 더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맨유의 ‘레전드’ 개리 네빌의 말대로, 에릭 텐 하흐 감독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 시즌이 끝나면 구단은 그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 ‘여름 이적시장’을 보낸다. 하지만 맨유는 이적시장에 앞서 해결해야 할 우선적 과제가 있다. 바로 텐 하흐 감독의 거취 문제다.


텐 하흐 감독은 네덜란드의 명문 클럽 AFC 아약스를 다섯 시즌 간 이끌며 3번의 리그 우승, FA컵 2회 우승을 따냈다. 특히 2018-19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UCL)에서 4강을 진출하며 자신의 축구를 세계 보여줬고, 팀을 리빌딩해 2021-22시즌 UCL에서도 다시금 16강에 진출하며 능력을 보여줬다. 이러한 활약으로 텐 하흐 감독은 2022-23시즌 맨유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첫 시즌부터 리그 3위와 리그컵 우승을 해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맨유의 이번 시즌은 냉정히 말해 좋지 못했다. 특히 리그에서의 성적은 역대 ‘최악’이라 평가될 만큼 큰 아쉬움을 남겼다. 프리미어리그(PL) 출범 이후 역대 최저 순위인 8위로 시즌을 마감했으며, 리그 최다패, 리그 최다 실점 등 불명예 기록을 여럿 세우며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유럽 대항전에서도 좋지 못했다. UCL 조별 리그에서 4위로 탈락하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감독 경질에 대한 논의가 나오기에 충분했다. 성적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안토니, 메이슨 마운트 등 텐 하흐 감독이 원하는 선수, 일명 ‘텐 하흐 픽’을 거액의 이적료로 영입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선수를 보는 눈’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또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제이든 산초와의 불화로 선수단 관리도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경질 위기에 텐 하흐 감독에게 기회가 주어졌고, 그 기회를 완벽히 살렸다.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 2023-24시즌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우승을 한 것이다. 라이벌 매치에서 거둔 트로피기도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상대로 한 전략 싸움에서 완벽히 승리하며 자신의 전술적 역량을 증명한 것이 주요했다. 들끓던 경질 여론의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이다.


여론이 바뀐 것은 FA컵 결승전, 단 한 경기였다. 단 한 경기의 결과로 한 구단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하지만 텐 하흐 감독이 맨유에 남아야 할 이유는 이것만이 아니다. 왜 그가 맨유의 감독이어야 할까? 이 질문의 답은 다섯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 왜 ‘텐 하흐’여야 하는가?


1. 이번 시즌 운이 없던 감독 : 수비진을 덮친 부상 지옥


이번 시즌 맨유를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에는 ‘부상’이 있다. 특히 수비진에서의 부상이 치명적이었다. 주전 왼쪽 풀백이라고 볼 수 있는 루크 쇼와 백업인 타이럴 말라시아 모두 부상당하며 전문 왼쪽 풀백을 경기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센터백은 더욱 처참했다. 주전 센터백이라 볼 수 있는 라파엘 바란은 리그 22경기, 리산드로 마르티네즈는 11경기만을 출전했다. 애초에 빅토르 린델로프, 해리 매과이어 다음인 5순위 백업 센터백으로 영입한 조니 에반스가 23경기를 출전하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카제미루가 센터백으로 출전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수비진이 붕괴될 정도로 부상 선수가 많다면 아무리 ‘명장’인 감독이 오더라도 대처하기 힘들다. 세계 최고의 감독이라 불리는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이번 시즌 제대로 된 선수단을 기용할 수 없었고 부상자도 많았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전술이 많아도 선수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라고 말하며 텐 하흐 감독이 처한 입장에 공감했다.



2. 공격적인 유스 기용을 하는 감독 : ‘가르나초+마이누’의 발견


어린 유망주를 활용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텐 하흐 감독이 부임한 2022-23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중용 받기 시작한 2004년생의 윙어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와 이번 시즌부터 중용된 2005년생의 미드필더, 코비 마이누가 대표적이다. 특히 마이누는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FA컵 올해의 선수로 뽑혔고, 유로 2024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뽑히며 유스 기용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남게 되었다.


유소년 자원을 잘 활용하는 것은 감독으로 훌륭한 자질 중 하나다. 공격적으로 능력이 되는 어린 자원을 프로 무대에 데뷔시키는 것은 선수단 뎁스를 키우고 팀에 경쟁심을 불어넣을 수 있다. 또한 팀의 유소년 선수가 1군 무대에 데뷔하는 것을 본 또 다른 유소년들은 큰 동기부여 갖게 된다. 유스의 공격적 기용은 곧 유스 시스템의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3. 전술적 정체성과 유연성이 공존하는 감독 : 감독에게 ‘인정받는 감독’


전술적인 색채가 뚜렷하면서도 유연한 전환을 할 줄 아는 감독이다. 2022-23시즌 부임 직후 첫 두 경기에서 아약스 시절 보여줬던 전방에서의 강한 압박과 빠른 트랜지션, 후방에서 짧은 패스를 통한 빌드업을 구현해내려 했지만, 선수단 구성의 문제로 완벽히 실패해 2연패를 당했다. 그 후 전술을 급히 수정하여 수비 라인을 낮추고, 역습 위주의 축구를 구사하며 실리적인 축구를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리그 3위, 리그컵 우승이라는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은 분명히 좋지 못했다. 전술적으로 아쉬운 선택이 많았으며, 결과 또한 그러했다. 하지만 수비진이 완전히 붕괴된 상태에서 계획했던 축구를 보여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FA컵에서 리버풀과 맨시티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일은 전술적 역량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우승 경쟁을 하던 감독들 또한 텐 하흐 감독을 인정했다.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난 그가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간이 주어졌으면 한다”라며 텐 하흐 감독을 옹호했으며,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텐 하흐 감독은 사랑스러운 사람이고 비범한 감독이다”며 텐 하흐 감독을 높이 평가했다.



4. 결과를 낼 줄 아는 감독 : ‘우승 청부사’의 자질


부임 첫 시즌부터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감독은 흔치 않다. 그리고 이를 해내는 감독을 우리는 ‘우승 청부사’라 부른다. 텐 하흐 감독이 그러하다. 텐 하흐 감독은 부임 첫 시즌부터 리그 3위를 기록하며 UCL 진출 티켓을 따냈고, 리그컵도 가져오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년 차는 리그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FA컵 우승을 해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2년 연속 유럽 대항전에 진출하게 됐다. 팀의 부진 속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는, 우승 청부사의 자질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우승을 바라는 맨유 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감독으로의 모습이다.


5. 장기 집권을 해본 경험이 있는 감독 : 더 이상의 감독 잔혹사는 그만!


5년 이상 한 팀에서 감독을 한 경험이 있다. 텐 하흐 감독은 아약스에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팀을 이끌었다. 그 기간 동안 팀 리빌딩을 직접 경험했으며, 한 팀에서 두 개의 전혀 다른 팀을 만들어 큰 성공을 이끌었다.


맨유는 단기간에 좋은 성적을 내줄 감독이 아닌, 장기간 팀을 이끌어 줄 감독이 필요하다. 알렉스 퍼거슨 경이 떠난 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3년을 넘게 팀을 지휘한 감독이 나타나지 않았다. PL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장기 집권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좋은 감독’에게 시간을 주면 ‘좋은 팀’을 만들어 낸다.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 아스널의 아르테타 감독처럼 말이다.


클롭 감독과 아르테타 감독도 처음부터 잘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텐 하흐 감독이 첫 두 시즌은 더 잘했다. 첫 두 시즌 간 가져온 평균 승점이 클롭 감독은 1.8점, 아르테타 감독은 1.83점, 텐 하흐 감독은 1.95점으로 이들 중 가장 높다. 맨유는 더 이상의 감독 잔혹사는 끊어내고, 한 감독에게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할 시점이다.


# 맨유의 새로운 구단주, 짐 랫클리프와 텐 하흐의 미래


이번 선택은 감독을 경질하나 마냐의 문제 그 이상이다. 맨유의 고질적인 문제는 글레이저 가문을 필두로 한 수뇌부였다. 하지만 이는 곧 개선될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 2월 부임한 새로운 구단주 짐 랫클리프 경과 이네오스 그룹이 다양한 개혁 정책을 진행하며 혁신을 예고했다. 전 세계 팬들이 새로운 구단주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돼있는 지금, 이들에게 이번 텐 하흐 감독의 경질 여부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다. 사실상 새로운 체제에서의 첫 감독을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번 선택은 혁신을 꿈꾸는 새 구단주에게 상징적인 결정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텐 하흐 감독의 유임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사실 새로운 체제에서 새로운 감독과 함께 시작을 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텐 하흐 감독을 대체할 만한 눈에 띄는 감독은 보이지 않는다. 여론 또한 텐 하흐 감독의 편이다. 영국 ‘디 애슬래틱’에 따르면 FA컵 우승 이후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텐하흐 감독이 감독으로 남는 것을 바라는가'라는 설문에 74.5%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선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랫클리프 경과 이네오스 그룹은 경질 결정에 앞서 ’다섯 가지의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분명히 보여준 것이 존재하고, 팬들 또한 인정한 텐 하흐 감독에게 ’맨유 감독‘으로서의 시간이 더 주어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글=‘IF 기자단’ 3기 최민준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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