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용서 받지 못할 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여성 우월주의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육군 제12사단에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숨진 훈련병을 입에 담지 못할 말로 명예훼손하는 글이 게재됐다.
고인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사자명예훼손 행위를 반복하는데도 그저 잠자코 있어달라는 육군의 미온적 태도는 고인이 죽어서도 제대로 눈조차 감지 못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성 우월주의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육군 제12사단에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숨진 훈련병을 입에 담지 못할 말로 명예훼손하는 글이 게재됐다. 해당 커뮤니티 회원들은 고인의 장례식장에 다녀와 인증 사진을 촬영하고, 낙서한 영정 사진을 커뮤니티에 올리는 등 비상식적 행동을 했다. 고인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모욕적인 말도 함부로 내뱉었다. 이런 행위는 사자명예훼손죄, 통신매체이용음란죄, 민사상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 사유가 되는 중대 범죄다. 육군은 "이런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고, 비방 댓글 게재 자제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육군은 고발 조치를 해도 모자란 상황에서 '게재 자제 요구'를 하는 데 그쳤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계속해 고인을 희롱했다.
고인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사자명예훼손 행위를 반복하는데도 그저 잠자코 있어달라는 육군의 미온적 태도는 고인이 죽어서도 제대로 눈조차 감지 못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군은 고인을 사망케 한 중대장에게 긴 휴가를 주고 전우조를 붙여 집에 보내줬다. 중대장의 심리 상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그 와중에 고인이 훈련을 받았던 제12사단은 동료 훈련병이 사망한 상황에서 병사들에게 '웃음체조'를 강제로 실시하게 해 큰 소리로 웃게 만드는 말도 안되는 상황을 벌였다. 군과 경찰이 국민에게 끊임없이 지탄받는 이유다.
경찰도 해당 중대장을 구속하기는커녕 사건이 벌어진 지 17일이나 지난 지금까지 조사조차 제대로 착수하지 못했다. 지금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건 해당 중대장이 아니다. 사건 책임자인 중대장이 군의 보호 아래 버젓이 장기 휴가를 다녀온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군인들과 군 복무를 앞둔 남성들, 자녀의 입대를 앞둔 부모들이다.
이럴 때 신속하고 빠른 대처로 불안을 가라앉히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군과 경찰의 미온적이고 비상식적인 대응은 되레 불안을 부추긴다. 여성 커뮤니티 회원들도 몰지각한 고인 모욕을 즉각 멈춰야 한다. 그것이 인간이 인간을 대하는 최소한의 예의다.
[권선미 사회부 arma@mk.co.kr]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저런 미인 처음 봤다”…형사도 인정한 ‘미모의 연쇄살인범’ 소름 - 매일경제
- “83세 회장님, 새벽 5시에 일어나 휘두르더니”…최고급 테니스장 만든 귀뚜라미 - 매일경제
- “자신감 어디서 나오나”…유튜버 질문에 여성의 단 한마디 - 매일경제
- “천조국 진출, 코앞으로 다가왔다”…이르면 하반기 ‘K방산’ 출격한다는데 - 매일경제
- “최전방 배치된 울아들, 고막 어쩌나”…한반도 ‘확성기 싸움’ - 매일경제
- “육수 왜 더 안 줘?”…우동 가게서 행패부린 진상 커플, 결국 - 매일경제
- [단독] “살짝 닿았는데 한방병원行, 이젠 안통해”…교통사고 ‘향후치료비’ 대폭 손질 - 매일
- “서민들은 어디 살라고”...빌라 착공 9년만에 최저, 전세사기 여파 - 매일경제
- “제발 중국을 3-0으로 이겨주세요”…한국 응원하는 태국의 속사정 - 매일경제
- “지성이 형과 생활하고 뛰어본 건 큰 행운” 14년 전 떠올린 손흥민 “무얼 먹고 몇 시에 잠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