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싼 중국산 타이어, 韓시장 빠르게 잠식

가격에 민감한 트럭부터 공략
상용차 4대 중 1대 中제품 장착

국내 상용차용 타이어시장을 중국산이 잠식하고 있다. 타이어 교체 가격에 민감한 생계형 운전자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하면서 중국산 상용차 타이어의 점유율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10일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에서 수입한 소형 트럭용 타이어(LTR)는 약 44만2000개로, 수입산 LTR 중 93.3%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에 한국에 유통된 국산·수입산 LTR이 약 168만8000개인 점을 고려하면 국내시장 전체에서 중국산 점유율은 26.2%에 이른다. 연도별 1~4월 기준으로 국내 LTR시장에서 중국산 점유율은 2022년 12.8%, 지난해 19.1% 등 커지고 있다.

중국산 LTR이 국내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것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1t 트럭인 현대자동차 포터와 기아 봉고에는 전륜 2개, 후륜 4개 등 총 6개의 타이어가 장착된다. 국산 타이어를 이용할 경우 비용이 50만원 가까이 들어가는 반면 중국산은 30만원 안팎이면 해결된다.

소형 상용차보다 장거리 운행이 잦은 중대형 트럭과 버스에 장착되는 타이어(TBR)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차이가 훨씬 더 크다. 5t 트럭에 주로 사용되는 단면폭 245㎜, 편평비 70%, 휠지름 19.5인치 규격을 예로 들면 국산은 타이어 1개를 교체하는 데 30만원 안팎이 필요하지만, 중국산은 15만원 내외로 국산의 절반에 그친다. 더 많은 바퀴로 움직이는 덤프트럭이나 트레일러 등은 중국산 타이어 구매에 따른 경제적 이점이 이보다 크다.

상용차용 타이어는 승용차용에 비해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들은 한국 상용차 타이어시장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용차용 타이어는 원자재 투입 비중이 커 원재료 비용이 올라가면 제조사가 적자를 보는 구조"라며 "글로벌 브랜드들의 공백을 중국 브랜드들이 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