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백시, SM에 "5.5% 유통 수수료율 보장→정산 자료 제공 약속 지켜라" 요구 [TD현장 종합]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첸백시(첸·백현·시우민)의 소속사 INB100과 SM엔터테인먼트의 갈등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소속사 INB100의 'SM엔터테인먼(SM)의 눈속임 합의 고발 기자회견'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차가원 회장, 김동준 INB100 대표, 이재학 변호사가 참석해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 "SM이 먼저 약속 어겨, 매출 10% 지급 의무 없다"
이날 INB100 측은 당사 소속 아티스트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가 SM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이번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앞서 공개된 입장문에 따르면 첸백시는 지난해 6월 SM과의 전속 계약 해지 및 공정위 제소 등 법적 대응을 원만히 마무리했으나, SM 측은 합의서에 전제된 협상 내용은 무시한 채 현 소속사 측에 "아티스트 개인 활동 매출의 10%를 내놓으라"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이에 부당함을 느껴 내용 증명을 보냈지만 SM은 2개월 넘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이와 관련 이재학 변호사는 SM이 첸백시의 매출의 10%를 요구하고 있는 이유와, 현재 갈등이 생기게 된 배경에 대해 말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6월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던 SM과 합의서를 작성할 당시, SM은 카카오 계열사는 아니지만 카카오 멜론을 이용할 시 유통 수수료 5.5%를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이는 기존 15~20%보다 현저히 낮은 수수료율로, 해당 내용은 합의서 초안에도 있었지만, 'SM이 유통사가 아니므로 합의서 문헌에 조건을 넣는 건 곤란하다'는 SM 측의 부탁으로 인해 본 계약서에선 '5.5% 수수료 보장 조건'이 빠지게 됐다. 그럼에도 SM은 5.5% 유통 수수료 보장 조건을 약속했고, 첸백시는 이런 SM의 약속을 믿고 합의에 도달하게 됐다. 우린 이 약속을 전제로 합의서를 작성했다는 증거 녹취록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매출의 10%를 SM 측에 지급하라'라는 조항은 해당 합의 과정에서 붙여진 조항이었다. 이 변호사는 "2023년 6월 18일 자 작성한 조항 중엔 아티스트들의 개인 연예 활동으로 발생하는 매출의 10%를 SM에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합의 조항을 넣은 이유는 SM이 낮은 유통 수수료를 보장해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SM은 자신의 약속은 이행하지 않아 놓고 본인의 요구사항만 들어주길 바라고 있다. 수익의 10%도 아닌 매출의 10%라는 큰 규모다. SM 측이 먼저 본인들이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데 이런 큰 금액을 지급할 이유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이성수 대표는 SM에 매출의 10%를 지급하더라도 유통 수수료율에서 비용을 절감하면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하며 차가원 회장을 설득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SM은 합의서 체결의 조건으로 약속한 음반·음원 유통 수수료율 5.5% 보장 의무를 불이행한 사실을 인정하라' '먼저 약속을 지키지 않은 만큼 매출의 10%를 요구하는 부당한 조치도 취하지 말라' '이전에 약속한 첸백시의 정산 및 근거 자료를 제공해달라'라는 요구 내용을 발표하며 "만약 이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INB100 측과 아티스트들은 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 차가원 회장 "백현과는 친한 누나 동생 사이…템퍼링은 절대 사실 아냐"
뒤이어 차가원 회장이 입장을 전했다. 먼저 백현과의 인연에 대해 그는 "백현은 예전부터 알고 지낸 친한 누나 동생 사이다. 지난해 2월, SM과의 정산 문제로 고민하던 백현은 나와 신동현(MC몽) 대표에게 고민을 털어놨고, 나와 신 대표는 지인이자 연예계 선배로서 조언을 건넸다. 난 엔터 산업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백현이 갖고 있는 고민에 공감이 됐고, 몇몇 조언을 하며 이 문제에 개입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불거졌던 템퍼링 의혹에 대해서도 함께 해명했다. "결론만 말하자면 템퍼링 의혹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그는 "첸백시 사태 전까지만 하더라도 난 빅플래닛메이드를 인수한 상태가 아니었고, 백현 역시 빅플래닛메이드와는 어떤 인간적인 관계도 없었다. 백현은 INB100이라는 회사를 본인이 직접, 홀로 설립했고 얼마 전까지 홀로 운영했다. 그렇기에 템퍼링 의혹은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것과 달리 뒤늦게나마 직접 마이크를 든 이유에 대해선 "첸백시와 SM의 합의 과정을 모두 지켜보고 마지막 합의 과정까지 지켜본 당사자로서, SM의 부당한 행위로 저희 아티스트들이 피해를 보는 걸 더 이상 지켜볼 순 없었다. 첸백시가 가장 편안한 상황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게 소속사로서의 도리라 이 자리에 섰다. 백현은 엑소라는 그룹과 엑소의 팬들을 생각해 SM과 합의하는 통 큰 결정을 내렸으나, SM 측은 약속했던 카카오 유통 수수료율 5.5%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래놓고 오히려 매출 10%를 지급하라 요구하고 있다"라고 강조하며 "이젠 침묵으로 대응하지 않겠다. SM이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내세워 첸백시를 설득한 이 행위는 일종의 사기 합의다. 그런 의미에서 SM과의 정면전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 따라서 SM은 첸백시의 연예 활동에 대한 정산 및 근거 자료를 제출해 주길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끝으로 현재 INB100를 이끌고 있는 김동준 대표는 "일반 연예 기획사가 SM이라는 대형 기획사에 정면으로 맞서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우리한텐 용기가 필요했고 절박했다. 오늘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더 이상 우리 소속 아티스트들이 부당한 조건을 요구받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같은 레이블인 빅플래닛 역시 소속 아티스트들이 정산 문제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당사는 늘 아티스트의 편에 서서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K팝이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가요계의 시스템 역시 투명하고 명확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첸백시는 지난 1월 독립 레이블 INB100을 설립한 뒤 SM의 품을 떠났다. 다만 독자 활동, 유닛 활동과는 별개로 엑소로서의 그룹 활동은 SM을 통해 진행될 것이라 예고하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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