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사건 폭로 유튜버 “계속 올릴 것” VS 피해자 “유튜브 내려달라”[종합]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에 대한 신상 공개를 해온 유튜버들이 고소와 방통위 심의 등 ‘역풍’을 맞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 측이 “유튜브 내려달라”고 반발했지만, 한 유튜버는 “영상을 계속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밀양 사건 피해자의 여동생 A씨는 지난 9일 새벽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유튜버 ‘판슥’ 영상에 올라온 통화 내용은 피해자 당사자가 맞다”면서도 “하지만 피해자는 현재 판단 능력이 부족하고 지적 장애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04년 당시는 장애 검사를 받지 않았었다”며 “피해자와 의논해 글을 적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튜버 ‘판슥’은 지난 8일 피해자와 직접 통화했다며 그의 음성과 판결문을 공개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에 피해자 측은 해당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했지만, 영상 속에 통화 음성 부분만 지워졌다.
그 과정에서 통화한 내용을 동의도 받지 않은 채 두 번째 영상에 올렸다는 게 피해자 측의 주장이다.
이에 ‘판슥’은 “죄송하다”며 “영상통화, 신분증, 판결문까지 인증해 주면서 가해자들을 응징해달라고 했던 피해자의 행동과는 다른 점이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정말 원하지 않는 것이라면 해당 영상을 계속 올려놓는 것이 피해자를 힘들게 한다는 생각에 관련 영상들을 모두 내렸다”고 덧붙였다.
또 유튜브 채널 ‘나락 보관소’는 10일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나락 보관소 채널이 방송통신위원회 심의를 받게 됐다. 이제는 여러분들과 함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계속 영상은 올릴 것이다”라고 밝혔다.
‘나락 보관소’는 게시글 댓글을 통해서도 “제재를 받더라도 그전까지는 계속 올릴 것”이라며 “이 규제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은 좀 도와달라”고 적었다.
이어 해당 채널은 “방통위 심의 걸린 기념으로 제일 존경하는 OOO 사진 공유하겠다”며 사건 가해자를 한 차례 더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해당 게시글에 “유튜브를 왜 방심위가 심의하냐” “방통위와 가해자 44명이 연결돼있는지 조사해야 한다” “해외 매체에 널리 알려야 한다”며 옹호했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지난 1일 사건 가해자들의 이름과 얼굴, 나이, 직장이 구체적으로 담긴 영상들을 올렸다. 이를 계기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가해자 중 한 명은 직장에서 잘렸다.
피해자의 동의 없이 가해자 신상 공개와 사적 제재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나락 보관소’는 관련 영상을 모두 지웠다.
하지만 “피해자 남동생에게 연락이 왔는데, 공론화하는 쪽이 맞다고 말씀하셨고 이에 동조했다”며 삭제 영상의 일부를 다시 올려 논란이 됐다.
이에 10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신상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 ‘나락 보관소’ 관련 영상 4건을 이르면 오는 13일 회의 안건을 통해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오전 윤희근 경찰청장은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회견에서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명예훼손과 업무 방해 혐의로 밀양 집단 성폭행 관련 신상 공개를 한 유튜버에 대해 고소 3건, 진정 13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이에 대해 경남 김해 중부 경찰서에서 집중적으로 수사할 예정으로 지난 주말 고소인 몇 명에 대해 조사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소인 중에서는 가해자가 아닌데도 가해자로 지목돼 신상이 공개되거나, 가해자의 여자친구가 아닌데도 신상이 공개돼 피해를 본 사람도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등학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해서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10명을 기소했고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냈다. 나머지 가해자들은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다.
윤소윤 온라인기자 yoonsoyo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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