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4일부터 파업 동네 병원 공개 “만성질환 약 미리 처방받으세요”
초·재진 환자 모두 비대면 진료 가능
지역 보건소·대학병원 응급실 운영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8일 전면 휴진’을 밝히면서 환자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동네 병원에서 처방을 받는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과 기관지염, 알레르기비염 등 염증성 질환 환자들은 불안은 더 크다. 만성질환을 앓는 50대 서울 광화문 직장인 A 씨는 “집단 휴진으로 약을 제때 처방받지 못할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14일 집단 휴진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을 일반에게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기적으로 약을 먹는 환자는 병원 휴진에 대비해 다니는 의료기관에 연락해 미리 진료·처방을 받거나 예약을 변경하라고 조언한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18일 휴진하는 의료기관은 13일까지 신고해야 한다. 복지부는 이렇게 신고된 정보를 토대로 지역별 의료기관 운영 정보를 취합하고, 해당 지역 환자들이 휴진 병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다.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르면 14일부터 운영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환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 진료를 하는 지역별 의료기관 정보를 환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집단 휴진 당일 급히 진료와 처치가 필요한 환자는 지역 보건소와 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을 적극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지난 2월 23일부터 초·재진 여부 상관없이 일시적으로 전면 허용한 비대면 진료도 이용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누리집과 비대면 진료 앱인 닥터나우, 굿닥, 나만의닥터, 올라케어 등을 통해 지역별로 비대면 진료를 하는 의료기관을 확인하고 진료 신청을 확인할 수 있다.
환자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 정보, 건강 상태, 진료 희망 사유 등을 원하는 병의원에 전달하면, 병의원에서 환자 본인 여부와 비대면 진료 가능 여부를 확인해 비대면 진료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의사는 처방전을 발급해 환자가 지정한 약국에 팩스나 이메일로 전송되고, 약사가 이를 의약품을 조제해 환자에게 복약지도를 해 전달한다.
국내 주요 대학병원들은 교수 집단 휴진에도 입원한 환자에 대한 진료와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계속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 4개 병원 교수가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집단 휴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집단 휴진을 강행하게 되면 외래 진료와 예약 수술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다른 대학병원과 중소 종합병원은 대부분 예약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당일 환자들의 이용에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아직 (교수진의 진료 중단에 관한) 큰 움직임은 없다”며 “일반적으로 교수진이 휴진 신청을 하면, 휴진 절차를 통해 담당 환자들의 진료 일정을 미리 조정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의료계는 동네 병원이 총파업 수준으로 장기간 ‘셧다운’을 할 가능성은 낮게 본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진료를 보는 개원의들이 큰 손해를 감수하고 휴진을 결정하기 쉽지 않고, 고위험 환자 비율이 높은 대학병원 특성상 교수진이 휴진을 강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방적으로 휴진을 하게 되면 의료계가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한다는 비판 목소리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의협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2014년 원격진료, 2020년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며 총 세 차례 총파업을 주도했다. 파업 참여율은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개원의의 참여율은 92.3%였다. 2014년 개원의 참여율은 29.1%, 2020년 개원의 참여율은 10% 아래였다. 지난 2020년에는 일부 온라인 육아카페에서 지역별 휴진 병원 목록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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