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美中 제약전쟁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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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수년 전부터 '안보'를 이유로 자국 이익을 앞세우는 통상·산업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중국 제약 의존 리스크를 기술한 저서 'China Rx'의 공동 저자 로즈메리 깁슨은 중국이 전 세계 제네릭 항생제 재료의 약 90%를 책임지고 있고 이에 따라 미국은 사실상 항생제 제조 능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역시 중국에 강력한 통상 정책을 펼칠 때 제약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가능성은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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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제약품 수출 중단땐
美 의료체계 수개월내 붕괴
中 시장 지배력에 불안한 美
'바이오 안보법' 추진 움직임
미국 정부가 수년 전부터 '안보'를 이유로 자국 이익을 앞세우는 통상·산업 정책을 펼치고 있다. 분야로는 반도체, 배터리, 중요 광물 등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관련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공장 건설 등 투자를 했고, 미국은 중요 산업이 자국에서 생산되는 안보적 목표를 일부 달성하게 됐다.
만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재선하면 그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모토에 걸맞게 더 강력한 보호주의적 정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핵심 사업 변수로 여기는 게 바로 이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안보 산업으로 새롭게 지목될 분야는 무엇일까. 최근 기자가 만난 미국 바이오제약 업계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제약을 꼽았다. 중국산 제약품 혹은 주요 제약 재료들이 미국 시장을 거의 점령하다시피 해서 안보 위협 수준이라는 말이었다.
미국의 중국 제약 의존 리스크를 기술한 저서 'China Rx'의 공동 저자 로즈메리 깁슨은 중국이 전 세계 제네릭 항생제 재료의 약 90%를 책임지고 있고 이에 따라 미국은 사실상 항생제 제조 능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제약품이나 재료 수출을 중단하면 미국 의료 체계는 수개월 내 붕괴된다고 경고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비타민 B6, B12, B1, C 등의 중국 의존도는 75% 이상이다.
이 때문에 미·중 간 제약 전쟁은 언제든지 수면 위로 올라올 준비가 돼 있는 상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행정명령을 통해 제약품 공급망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반도체나 배터리처럼 취급할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역시 중국에 강력한 통상 정책을 펼칠 때 제약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가능성은 남겨두었다.
중국도 만만치 않다. 2019년 중국 인민은행 관계자는 당시 미국의 통상 압박이 심하자 미국에 대한 항생제 수출 제한으로 보복 조치를 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중국 관영 매체 신화통신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중국이 제약품을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에서 알 만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반적이다.
사실 미국은 이미 중국의 제약에 대한 방어를 시작했다. 미국 의회에서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바이오 안보법'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기존 중국 바이오 기업과 계약을 맺은 미국 기업들은 적합한 파트너를 발굴해야 하고 원료 공급망 재편에 대처해야 한다.
미·중 사이에 끼어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양국 간 무역전쟁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익은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수다. 이를 위해 미래 무역전쟁에 대비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겠다.
[윤원섭 뉴욕 특파원 yw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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