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검열에 맞선 창작의 자유 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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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국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1940년대 일본, 두 남자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다.
한 명은 희극(웃음을 유발하며 사회문제를 경쾌하게 다루는 연극)을 무대에 올리려는 극작가, 다른 한 명은 시국에 맞지 않은 연극을 금지하는 임무를 맡은 검열관이다.
세상에 웃음 따위는 필요 없다고 믿는 검열관은 작품의 설정을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햄릿'으로 바꾸라고 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지만 작가는 지시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매번 대본을 더 웃기게 개작해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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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성남·세종시 등 공연
군국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1940년대 일본, 두 남자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다. 한 명은 희극(웃음을 유발하며 사회문제를 경쾌하게 다루는 연극)을 무대에 올리려는 극작가, 다른 한 명은 시국에 맞지 않은 연극을 금지하는 임무를 맡은 검열관이다.
자유에 대한 갈망과 인간성의 회복을 그린 코미디 연극 '웃음의 대학'(연출 표상아)이 관객을 맞았다. 엄혹했던 시기의 문화예술 검열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만 '웃음의 대학'은 시종일관 관객이 배꼽을 잡게 한다. 세상에 웃음 따위는 필요 없다고 믿는 검열관은 작품의 설정을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햄릿'으로 바꾸라고 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지만 작가는 지시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매번 대본을 더 웃기게 개작해 가져온다. 검열관이 다시 퇴짜를 놓으면 작가는 대본을 소리 내 읽어봐야 그 맛을 알 수 있다면서 직접 연기를 하고, 더 엉뚱해진 연극에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린다.
'웃음의 대학'은 단순히 웃긴 것을 넘어 인간성과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 권력을 희화화한다. 검열관이 일본 국민의 충성심 고취를 위해 연극에 '천황 폐하 만세'라는 대사를 넣으라고 지시하면 작가가 극중 인물 햄릿의 말(馬) 이름을 '천황' '폐하' '만세'로 설정하는 식이다.
연극의 백미는 작가와 검열관이 테이블에서 함께 대본 수정에 몰입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자리를 바꿔 앉는 장면이다. 검열을 하고 수검을 하는 수직적 관계였던 두 사람이 수평적 관계로, 더 나아가 연극을 더 잘 아는 작가가 검열관을 가르치고 호통을 치는 관계로 상황이 역전되는 순간이다.
이번 공연에는 검열관 역에 송승환·서현철, 작가 역에 주민진·신주협이 출연한다. 6월 15~16일 대구 어울아트센터 함지홀, 7월 5~7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7월 12~13일 세종예술의전당 공연.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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