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만명 이사 임박…강남 오피스 시장 들썩

이윤희 2024. 6. 1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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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서울 잠실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국내 이커머스 1위 기업 쿠팡이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 때아닌 주목을 받고 있다. 송파구 잠실 타워730에 입주해 있는 쿠팡 서울 본사가 임대차 계약 만기를 앞두고, 이전을 위한 대형 사무공간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송파구 신천동 타워730과의 임대차 계약이 오는 2027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쿠팡이 임차중인 공간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통합 사옥으로 쓸 계획이다.

쿠팡은 새 사옥으로 송파와 강남은 물론 강동구와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등까지 서울 전역을 두루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권역은 현재 공실이 없어 공간이 부족하고 임대료가 높은 반면, 다른 지역들은 오피스 공급이 많고 임대료 협상에 유리하지만 IT 전문인력 채용에는 불리하다.

쿠팡은 지난 2017년 서울 삼성동에서 송파구 신천동 타워 730으로 사옥을 확장이전했다. 타워730은 지하 4층~지상 27층 규모로, 쿠팡은 지상 8층부터 26층까지 총 19개층을 임차해 사용한다. 쿠팡이 쓰고 있는 면적은 약 5만8000㎡로, 타워730 전체 면적의 약 76% 규모에 해당한다. 직전 삼성동 사옥 면적의 약 2.2배에 달한다.

쿠팡은 잠실 타워730에만 좌석수 기준 5000여석 이상의 업무 공간을 운영 중이다. 쿠팡은 매년 사세 확장으로 인해 인력이 늘고 있어 잠실 사옥 외에도 경기 판교와 강남구 선릉 등에도 사무실을 분산 운영 중이다. 잠실 사옥 인근에도 오피스 몇 곳을 더 임대해 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쿠팡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쿠팡 직원수는 약 6만명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업계에서는 잠실 권역의 쿠팡 인력만 1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쿠팡이 임차 중인 타워730은 1985년에 지어진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데이터센터 부지를 철거하고 지은 연면적 8만여㎡ 규모의 임대형 오피스 빌딩이다. 쿠팡 사옥 외에 나머지 층은 현대해상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현대해상은 100% 자회사인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부동산 개발 펀드를 통해 이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이전을 본격화하면서 건물의 앵커 테넌트(주요 임차인)이 될 전망이다.

타워730의 경우 현재 관리비를 제외한 임대료는 3.3㎡당 8만원, 보증금은 80만원 수준이다. 한 부동산 입대업계 관계자는 "타워730은 잠실역에 인접했고 송파대로 대로변에 있어 가시성이 우수한 건물이면서도 임대료는 낮았다"면서 "가장 선호될 강남권역의 경우 향후에도 대규모 공급 계획은 없어 쿠팡 인력을 수용할 만한 수준의 빌딩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대형 임차인인 쿠팡이 이전을 확정하면 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능성은 적지만, 강남권역 오피스 시장 내 최대 매물인 서초구 서초동 삼성화재 본사 더 에셋 타워의 입찰에 쿠팡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코람코자산신탁은 더 에셋의 매각자문사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와 세빌스코리아를 선정하고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더 에셋은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 강남역 지하와 연결돼 있으며 지하 7층~지상 32층, 연면적 8만1117㎡ 규모다. 3.3㎡(1평)당 4000만원선으로 가정할 때 1조원이 넘는 건물이다.

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잠실과 선릉 건물 2개 규모만 합쳐도 서울에만 3만평 이상의 업무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대형 임차인이다. 특히 지금처럼 강남 권역의 공실이 적고 임대료가 비싼 때에 그 많은 인원의 공간을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아 더 에셋 등의 지분 매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실제로 IT 회사 직원이나 개발자들의 특성상 하남 미사·성남 판교 등에 거주하는 인원이 많을 것이고 쿠팡의 물류센터 역시 남양주나 여주 등에 몰려 있는 것을 감안하면 멀리 이주를 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팡 측은 아직 사옥 이전 등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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