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혜주’ 델·슈마컴 주가 우수수…C3.AI만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분기 실적 발표 후 매도세
일주일 만에 주가 -27%
월가 “AI 기대 선 반영”
슈마컴·세일즈포스 부진
한국 투자자들이 앞다퉈 사들인 델 테크놀로지스를 비롯해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등이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한 반면 한 때 공매도가 집중됐던 C3.AI 는 실적 기대감을 타고 주가 강세가 두드러진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IB)도 목표가 올리기에 나섰다.
최근 한달 간 C3.AI 주가는 약 26% 급등했다. 지난 달 10일(이하 현지시간) 이후 기준 상승률이다.
회사 주가는 실적 발표 이전까지 올해 1월 이후 18% 가량 하락했다가 반등하는 분위기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회사 12개월 목표가를 21.00달러에서 23.00달러로 상향했고, 노스랜드 증권은 투자 의견을 보류에서 강력 매수로 높였다.
반면 델과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최근 한 달 간 주가가 각각 약 2%, 4% 하락했다.
AI 시대 기대감을 타고 주가가 올랐다가 실적 발표 이후 기대감이 식으면서 주가가 급락한 사정은 세일즈포스나 서비스나우, 워크데이 등 기업간 거래(B2B) 관련 기술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증권가에서는 그간 AI 시대 기대감이 과도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례로 바클레이즈는 최근 델 목표가를 98달러에서 97달러로 하향했다.
소폭 하향 조정이지만 그간 기대감이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AI 서버 매출 증가가 실질적으로는 사업 이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투자 실망감도 반영됐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 측은 “델이 월가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과 사업 전망을 냈지만 인프라솔루션 사업 영업 이익률은 오히려 작년 동기 대비 낮아졌으며 올해 1분기 AI서버 출하량이 급증했는데도 영업 이익은 큰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AI 서버 수주 잔고도 38억 달러 정도로 예상보다 낮은 데다 이번 회계연도 매출 총 이익률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구체적인 주력 사업이 다르지만, AI 기대감을 모았던 기업들 주식 매도세가 두드러진 배경에는 기존 소프트웨어에 AI 인프라를 적용하는 작업이 까다롭다는 분석이 따른다.
톰 시벨 C3.Ai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의 정보기술(IT) 예산이 빡빡해졌다는 소리가 들리지만 AI 관련 예산만큼은 지출이 늘어나는 분위기”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수익성을 가르는 포인트는 기존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를 AI에 적용시키는 과정에서 비교 우위 유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챗 GPT나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 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기업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사용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AI에 특화된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는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로도 불린다.
개별 사용자가 아니라 기업이나 조직 차원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다.
콜 센터 소프트웨어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엔터프라이즈 커뮤니케이션, 재고 관리, 마케팅 도구, 온라인 결제, 전사적 자원 관리 등 기능을 한다.
지난 달 15일까지를 기준으로 C3.AI 에 대한 공매도율은 28.25%다.
S&P 500 지수 기업들의 공매도율 평균치가 5% 선이라는 점과 비교해보면 높은 수준이며 이는 해당 기업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 비중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다만 C3.AI가 지난 달 말 발표한 분기 실적(올해 2~4월)을 보면 매출은 87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0% 늘어났고 월가 기대치를 넘겼다.
1주당 순손실도 0.11달러로 월가 기대치(0.30달러 순손실)를 뛰어넘었다. 회사는 올해 4월까지 기업들과 AI 관련 계약을 총 191건 체결했는데 이는 연간 52% 늘어난 수준이다.
한편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은 최근 한달 간 델 주식을 총 6572만 달러(약 905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을 기준으로 상위 5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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