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명 사망 RSV, 50대도 백신 가능…미 FDA 연령 완화로 시장 확대

유병훈 기자 2024. 6. 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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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대상 60대 이상에서 50대 이상으로
소아, 청소년까지 접종 위해 임상시험중
국산 백신 임상 1상 시험, mRNA 백신 개발도 추진
전자 현미경으로 본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바이러스의 모습 /미 국립보건원(NIH) 제공=연합뉴스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예방 백신인 아렉스비(Arexvy)의 접종 대상 연령이 60대 50대 이상으로 확대됐다. 고령층만 접종하던 백신이 연령 제한이 완화되면서 시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7일(현지 시각) 세계 최초의 RSV 백신인 아렉스비의 접종 대상을 50대 고위험군 성인에게까지 확대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임신하지 않은 50대 성인은 아렉스비를 접종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아렉스비는 60세 이상만 접종할 수 있었다.

◇지난해부터 백신 4종 FDA 허가

RSV 바이러스는 콧물·열·기침·인후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영유아·노인에게는 치명적인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같은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접촉은 물론 공기 중 비말(침방울)로도 감염된다. 전 세계에서 매년 16만명이 RSV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매년 미국의 65세 이상 성인 중 6만~16만명이 입원하고 6000~1만명이 사망한다고 추산했다.

RSV 바이러스는 지난 1956년 처음 발견됐지만 바이러스의 구조가 복잡하고 백신도 안전할 수 있는지 논란이 있어 오랜 기간 백신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 GSK의 아렉스비는 . 지난해 5월 처음으로 FDA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 같은 달 미국 화이자의 아브리스보(Abrysvo)가 뒤를 이어 승인받았다. 두 달 뒤 프랑스 사노피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24개월 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RSV백신에 대해 FDA 허가를 받았다.

가장 먼저 시장에 나온 아렉스비는 지난 1분기까지 9개월간 15억달러(약 2조6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RSV 백신 시장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은 미국 모더나였다. 모더나는 지난달 31일 코로나 백신과 같은 전령리보핵산(mRNA) 방식의 RSV 백신 ‘mRNA-1345′로 FDA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연령대 확대, 18세 이상 성인 추진

이번 FDA의 결정으로 그동안 RSV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50대가 백신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미국 로체스터 의대에서 RSV를 연구해 온 앤 팔레이 교수는 “RSV 감염 문제는 나이도 중요하지만,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심각하게 발전할 가능성이 컸다”고 말했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기저질환으로는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 질환, 당뇨병, 만성 신장 질환 등이 꼽힌다. GSK는 미국 내 50대 RSV 고위험군이 1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GSK는 유럽·일본 등 다른 지역에서도 50세 이상까지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에 18세 이상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면 적용 연령대가 더 넓어질 수 있다.

화이자의 아브리스보는 현재 60세 이상 성인과 임신 32~36주 차 임산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화이자도 지난 4월 “18세 이상 성인으로 대상 연령대를 확대하는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라며 “결과가 나오면 FDA에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자는 2~18세를 대상 임상시험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더나의 mRNA-1345는 아직 시장에 나오지는 않았다. FDA 승인을 받았지만, 의료보험 처리를 위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사용 권고를 받아야 한다. 모더나는 이달 중으로 CDC와 논의를 한다고 밝혔다.

◇한국도 mRNA 백신 개발 계획 밝혀

제약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RSV 백신 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조사기관 SVB 리링크에 따르면 2030년까지 RSV 백신 시장은 105억 달러(약 14조453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도 RSV 백신 개발에 나섰다. 유바이오로직스가 RSV 백신 후보물질(EuRSV)을 개발해 현재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 시험을 시작했다. 이 백신은 바이러스 단백질을 세포 배양 방식으로 만든 유전자 재조합 방식이다. 회사는 2상·3상에서 글로벌 임상도 고려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mRNA 방식의 RSV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도 지난달 mRNA 방식의 백신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RSV 백신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RSV가 코로나19에 이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가능성이 높은 우선순위 감염병으로 선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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