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외면하는 빵업계...1위 SPC삼립도 여 사외이사 `0명`

김수연 2024. 6. 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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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산빵 업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외이사 성별 다양성 수준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에 대해 이사회 성별 다양성이 의무화되면서 주요 기업에서 여성 이사 선임이 활발한데, 제빵업계는 아직 이를 외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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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신세계푸드, 이사 전원 男
롯데웰푸드만 9명 중 1명이 女
美 등 성별 다양성 중요성 커져
세계적 ESG 추세 역행 지적도
SPC삼립 로고. SPC삼립 홈페이지 캡쳐
신세계푸드 로고. 신세계푸드 제공
롯데웰푸드 로고. 롯데웰푸드 홈페이지 캡쳐

국내 양산빵 업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외이사 성별 다양성 수준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사외이사 선임 실적이 낙제점 수준이다.

2022년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에 대해 이사회 성별 다양성이 의무화되면서 주요 기업에서 여성 이사 선임이 활발한데, 제빵업계는 아직 이를 외면하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SPC삼립의 이사회 구성원 7명은 모두 남성이다. SPC삼립 측은 "여성 이사 선임과 관련된 정책은 별도로 마련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사회 내 성별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에 대해서는 향후 검토 후 필요에 따라 마련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3위 신세계푸드에도 여성 사외이사가 없다. 이사회 의장인 송현석 대표이사를 포함해 이사회 구성원 6명이 전원 남성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푸드는 "사외이사 자격요건에 부합하고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전문가로서, 업계·회사의 경영 방향성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적임자라면 성별에 관계없이 선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다양성과 전문성 제고 측면에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정책도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2위인 롯데웰푸드가 상위 3위 업체 중 유일하게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해 그나마 나은 모습을 보였다. 총 9명의 구성원 가운데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으로 재임 중인 황덕남 변호사가 여성 사외이사로 들어가 있다. 황 사외이사는 ESG위원장도 맡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황 사외이사는 향후 당사 여러 방면에서의 경영·법률 자문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올해 2월 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 가이드라인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웰푸드가 성별 다양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고는 있으나, 이는 연결자산규모 2조원 이상인 기업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법적 요구만 충족시키는 수준으로 글로벌 ESG 스탠더드에 한참 뒤쳐진다.

이사회는 회사의 최고 상설 의사결정 기구로, 의사결정의 중요 요소인 다양성 측면에서 여성의 이사회 참여를 핵심 지표로 삼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특히 유럽에서는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이 기업 성과, 특히 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도출되고 있고, 여성의 이사회 참여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입증하는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노르웨이의 경우 '상장기업 여성 할당제'를 시행해 이사회 구성원의 40%를 여성으로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유럽위원회(EC) 역시 이사회 내 여성 비중을 40%로 확대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이사회 5인 이상인 경우 2명, 6인 이상인 경우 3명의 여성이사를 선임하도록 의무화하고 위반 시 과징금 10만달러(1억3000여억원)를 부과한다.

국내 3대 ESG평가사이자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의 박세원 팀장(책임 애널리스트)은 "국내 양산빵 업계는 3개업체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들 업체 현황이 곧 업계 현황"이라며 "해당 업계에서는 여성 이사의 선임이 저조한 상황으로, 이는 2024년 정기주주총회 기준, 자산총액 상위 50개 기업이 모두 이사회 내 여성이사를 1인 이상 포함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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