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41세 타격장인도 못 따라잡는다? 이승엽은 1위에서 사라지는데 양준혁은 아직도 남아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승엽은 곧 사라진다. 그런데 양준혁은 굳건하다.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41)가 최근 타격 부진 속에서도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을 또 한번 넘어서기 직전이다. 최형우는 9일까지 통산 4072루타를 기록, 통산 4077루타의 이승엽 감독에게 5개 차로 다가섰다.
루타는 홈런 한 방이면 단숨에 4개가 기록되는 만큼,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유리한 부문이다. KBO리그 역대 최고의 클러치히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최형우가 통산 1위에 올라서기 일보 직전이다. 당장 11~13일 SSG 랜더스와의 인천 3연전서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마침 SSG랜더스필드가 장타가 잘 나오기 때문에, 최형우의 타격감이 극도로 나쁘지 않다면 가능해 보인다.
단, 루타도 궁극적으로 최정(SSG 랜더스)이 독보적인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미 최정이 최형우를 23개 차로 추격 중이기 때문이다. 최정은 통산 4049루타를 기록 중이다. 최형우가 이승엽 감독을 넘어 1위에 오르면, 훗날 자연스럽게 최정이 최형우를 넘어 이승엽 감독을 3위로 밀어낼 전망이다. 아무래도 37세의 최정이 41세의 최형우보다 선수생활을 더 오래할 것이다.
최형우가 이승엽 감독의 루타 통산 1위 타이틀을 가져오면, 이승엽 감독은 2017년 은퇴 후 7년만에 마침내(?) 누적 타이틀 1위에서 완전히 내려간다. 이미 홈런은 최정(476개), 타점은 최형우(1591개)와 최정(1508개), 2루타는 최형우(505개), 득점은 최정(1406개)이 이승엽 감독을 2위로 밀어낸 상태다. 심지어 이승엽 감독의 통산타점은 이미 3위까지 추락(?)했다.
그런데 통산 누적기록순위에서 놀라운 부문이 하나 있다. KBO리그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최형우와 최정이 타이틀을 양분하는데 볼넷만큼은 좀처럼 1위가 바뀌지 않는다. 어쩌면 최형우와 최정도 못 따라잡을 수도 있다.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친다는, ‘양신’ 양준혁(55)이다. 양준혁은 통산 1278개의 볼넷을 기록하고 2010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그의 다른 누적기록들은 이미 후배들이 맨 윗자리를 가져갔다. 그러나 볼넷만큼은 은퇴한지 14년이 흘러도 여전히 양준혁이 통산 1위다.
통산 2위는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1141개다. 최형우가 1104개로 3위이자 현역 1위다. 현역 2위는 1008개의 최정, 3위는 990개의 김현수(LG 트윈스)다. 최형우가 174개, 최정은 270개, 김현수는 288개 차다.
최형우는 2017년 96개의 볼넷을 얻었지만, 최근 3~4년간 줄곧 6~70개의 볼넷을 얻어왔다. 올 시즌은 26개. 앞으로 2~3년 정도 뛰어야 양준혁에 근접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형우의 이번 1+1년 22억원 계약은 내년까지. 이번 계약이 끝날 때 최형우가 양준혁의 볼넷 기록을 넘어설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이 계약이 끝나고 43세를 앞두고 한번 더 계약을 체결하면 확실하게 넘어설 듯하다.
최정 역시 근래 3~4년간 시즌 6~70개의 볼넷을 얻었다. 6년 106억원 FA 계약이 올 시즌을 끝으로 마무리되고, 올 시즌 이후 다시 SSG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도 270개의 간극을 극복하려면 수년이 필요해 보인다.
양준혁은 실제 야구 관련 방송이나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에서 통산 볼넷 1위만큼은 후배들이 깨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3할을 밥 먹듯 친 건 컴퓨터 선구안 덕분이었다. 아무래도 최근 트렌드가 공격적인 타격이어서, 타자들이 볼넷을 얻는 것보다 과감하게 휘두르는 성향이 강한 측면도 작용된 듯하다.
어쨌든 양준혁의 말대로 지금 추세를 보면 통산 볼넷 1위는 양준혁이 몇 년 더 유지할 듯하다. 이승엽은 모든 누적 타이틀에서 내려오기 일보 직전인데, 이승엽보다 7년이나 빨리 은퇴한 양준혁은 여전히 1위를 지키는 것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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