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첨단 기술력, 라이베리아 농업 접목되면 빛 발할 것"
농산물 잘 자라는 '축복의 땅'
韓에 도움될 젊은인재도 풍부
해외 기업에 우호적 환경 갖춰
aT 등 각 기관과 체결한 협약
긴밀한 관계 이을 계기 됐으면
아프리카 대륙 남서쪽 기니만 서단에 자리 잡은 라이베리아. 한반도 면적 절반만 한 영토는 강수량이 풍부해 각종 농산물이 잘 자라는 '축복받은 땅'이다. 금, 다이아몬드, 철광석 등 광물자원도 많이 매장돼 국가 경제의 70% 이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지프 뉴마 보아카이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맞아 10여 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매일경제는 지난 7일 보아카이 대통령과 만나 그가 그리는 한국과 라이베리아 관계의 미래에 대해 들었다.
보아카이 대통령은 11년 전 라이베리아 부통령으로서 한국을 방문했을 때와 지금의 한국이 놀랍도록 달라졌다고 말했다. "과거 한국을 방문했을 때보다 인적자원과 생산성의 발전 수준이 (높아)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특히 인프라스트럭처가 크게 발달했다"고 평가했다.
보아카이 대통령은 이어 "과거 한국은 무엇이든 '더 낫게' 만드는 것을 잘한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선진국 사회에서도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국인들은 항상 발전하고, 사회에 빛을 비추는 사람들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라이베리아 역시 6·25전쟁 직후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발전하기 위해 많은 변화를 거치고 있다. 보아카이 대통령은 "나는 라이베리아에 빠른 변화가 나타나기를 바란다"며 "그럴 잠재력이 어쩌면 한국보다 더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성장 비결이었던 결단력과 성실성, 근면함을 갖춘다면 라이베리아 역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도와 인프라 차원에서도 해외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우호적인 환경을 갖춰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기업들이 라이베리아에서 사업하기 좋게 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으며 공항 등 교역에 요구되는 인프라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자정부 시스템 도입에도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상회의를 위해 일주일간 한국에 머문 보아카이 대통령은 기대한 것보다 많은 것을 얻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베리아에 관심이 많은 한국 기업을 많이 만나 여러 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양해각서의 내용들은 서류상으로만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윤 대통령은 우리의 회의 어젠다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고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며 "나는 이번 회담이 한국 입장에서도 아프리카에 문호를 개방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협력 약속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라이베리아 정부 기관과 국내 기관 및 기업들은 농업 관련 다수의 MOU를 맺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라이베리아 농수산업 발전과 농수산 사업자 소득 증대를 위해 생산·유통·물류 기술을 전파하는 데 애쓰기로 약속했다.
보아카이 대통령은 "우리의 농업 생산물에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는 한국의 첨단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선박 보유량이 많은 라이베리아에 한국의 선박 제조 기술도 보탬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이베리아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한 데다 저렴한 선박세로 외국의 편의치적선(선박을 자국에 등록하지 않고 제3의 국가에 등록하는 것)이 많다.
반대로 라이베리아가 한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는 젊은 인재들이라고 말했다. 보아카이 대통령은 "라이베리아의 젊은이들은 훈련을 통해 한국의 역량을 강화시킬 인재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공적개발원조(ODA) 전문가들은 쌀 소비가 많은 라이베리아에 한국이 쌀을 수출하고, 탄소배출권이나 카카오·바나나·파인애플 등 라이베리아가 많이 생산하는 농작물을 수입하는 것 역시 고려해봄 직한 선택지라고 평가한다.
보아카이 대통령은 향후 한국과 라이베리아 관계가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일들이 실제로 얼마나 집행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서명한 내용을 진지하게 실행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통해 양국이 진실된 관계를 맺는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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