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집중 포커스룸-듀얼 모니터 좌석… ‘하이브리드형 오피스’로 직원 만족도-임대료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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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중장비 기업인 볼보그룹코리아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본사 업무공간을 5개 층에서 3개 층으로 줄였다.
해당 업무공간 재구조화를 맡은 김형주 CBRE코리아 이사는 "전체 직원 65%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후 10일간 현장에 직원을 상주시켜 실제 업무 특성을 파악했다"며 "고정 비용인 임대료는 줄고 사용자인 직원 만족도는 높아져 경영진과 실무자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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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중장비 기업인 볼보그룹코리아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본사 업무공간을 5개 층에서 3개 층으로 줄였다. 그러나 단순히 공간만 축소하지는 않았다. 자율좌석제를 도입하되 16개 컨셉에 맞춰 업무공간을 다양화한 ‘하이브리드형 오피스’를 조성한 것. 혼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1인 집중 포커스룸, 화면을 넓게 써야 하는 직원을 위한 듀얼 모니터 좌석 등이 있다.
회의실 벽에는 대형 미디어월과 아코디언처럼 접이식으로 열리는 ‘폴딩도어’를 함께 설치했다. 모든 사원이 모여 진행하는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다가도 폴딩도어를 펼치면 소규모 팀 단위 회의를 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기존에 버려지던 공간인 엘리베이터 룸에는 북유럽풍의 휴식공간을 조성해 간단한 티타임 회의를 진행할 수 있게 했다.
해당 업무공간 재구조화를 맡은 김형주 CBRE코리아 이사는 “전체 직원 65%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후 10일간 현장에 직원을 상주시켜 실제 업무 특성을 파악했다”며 “고정 비용인 임대료는 줄고 사용자인 직원 만족도는 높아져 경영진과 실무자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업무공간 전체 면적은 줄이되 협업 공간을 대폭 넓히는 ‘하이브리드형 오피스’가 늘고 있다. 직원 개인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장해 직원 만족도는 높이면서 임대료는 줄여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CBRE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 태평양 지역 고객사 34곳의 개별업무공간 비중은 44%로 2021년 대비 면적이 20% 가량 줄었다. 대신 협업 공간이 차지하는 면적은 같은 기간 30%, 어메니티 공간은 57% 증가했다. 향후 업무 공간을 30% 이상 줄이겠다고 답한 기업도 42%에 이른다. 재택근무가 축소되거나 종료된 뒤에도 ‘공간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 하이브리드형 오피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공간 재구조화를 원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CBRE코리아에서 업무환경 컨설팅을 담당하는 업무환경전략(WPS)팀이 맡은 프로젝트도 늘어나고 있다. WPS팀이 출범한 2019년 5건에서 2021년 12건, 2022년 20건, 지난해 23건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 앤드 디벨로프먼트(PDS)팀’도 소속 직원이 2019년 6명에서 올해 22명까지 늘었다.
지난달 서울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 인근에서 2호선 성수역 인근으로 자리를 옮긴 의류회사 콜롬비아스포츠웨어는 업무 공간 면적이 2900여㎡에서 1000여㎡로 약 65% 줄었다. 개인 고정 좌석 대신 예약제로 바꾸고 불필요한 창고 공간, 임원실 규모 등을 최소화한 것이다. 대신 내부에 원형 라운지와 소규모 스낵 바(캔틴)를 둬 직원들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게 했다.
2022년 12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역삼동 등에서 중구 미래에셋센터원 빌딩으로 사무실을 옮긴 도요타코리아도 유사한 경우다. 기존보다 면적은 25.5% 가량 줄였지만 미팅에 적합하도록 좌석 간격은 넓혀 주된 직군인 영업직에 적합한 사무 공간을 마련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서 공간 재구조화 컨설팅을 제공하는 PDS팀 총괄 이재홍 상무는 “사무실 재구조화 문의 10건 중 5건은 이처럼 기존 공간을 줄여 최적화하려는 문의”라며 “원격 근무 등이 보편화되면서 업무 공간도 그에 맞게 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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