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 사기 의혹' 유재환 "인생에서 하차" 유서 공개 [전문]

이예주 기자 2024. 6. 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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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유재환 / 마이데일리 사진DB

[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작곡 사기 및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작곡가 유재환이 유서와 함께 심경을 전했다.

10일 유재환은 자신의 계정에 "6월 10일. 다시 살아나 버린 날. 한치의 고민도 없이 퇴원해서 집 가까이 하루를 돌던 날"이라며 "5일 전의 세상을 등진 나를 설명할 방도가 없지만 지금이라도 읽어보시겠어요?"라며 메모를 공개했다.

그는 "피해자 분들, 제가 죽었다 깨다 보니 진심으로 변제하고 싶다"며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리겠다. 너무 많은 욕은 하지 말아달라. 나는 처세술 같은 것 안 한다. 이런 걸로 동정 이미지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행동 다 여러분께 약속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모와 함께 유재환은 5일 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을 공개했다. 유서에서 유재환은 "저는 그만 인생에서 하차하려고 한다"며 "어린 나이에 과분한 사랑도 받았고 나이 들어 대국민 분노도 받아보고 무엇이든 다 받았던 그 경험 제겐 잊지 못할 추억들일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는 "기억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날 가장 사랑해주던 명수 형, 보성이 형, 리피 형, 은이 누나, 신영이 누나, 윤현민 형, 특히 윤도현 형님. 그 외에도 방송하며 만났던 형 누나들 동생들 모두 너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또"오랜 기간 수면제 섭취로 인해 판단 장애도 오고 인지 능력 저하도 오고 참으로 말 못하게 못난 지난 날이었다"며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너무 미안하고 가진 돈이 4천원 뿐이라 환불 못 해줘서 너무 미안하다. 170여 명 되는 사람의 작곡을 혼자 하려니 이것부터 말이 안 되는 부분이었다"고 호소했다.

이후 지인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던 유재환은 글 말미 "말을 끝내려니 눈 앞으로 죽음이 다가온 것 같아 두렵다. 제겐 멋진 세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유재환은 지난 4월 결혼을 발표한 후 작곡비 사기 및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유재환은 자신의 계정을 통해 "피해자를 직접 찾아 환불 희망자에게 변제 날짜를 말씀드렸다"며 "금액이 너무 커서 양해를 부탁드리고 말씀드린 날짜는 무조건 책임지고 지킬 것"이라고 사과하는 한편, 성추행 및 희롱과 관련된 의혹은 적극 부인했다.

이하 유재환 글 전문.

저는 그만 인생에서 하차하렵니다.

어린 나이에 과분한 사랑도 받아봤고 나이 들어 대국민 분노도 받아보고 정말 무엇이든 다 받았던 그 경험 저에겐 가장 잊지 못할 추억들일 겁니다.

기억 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날 가장 사랑해주던 명수 형, 보성이 형, 리피 형 은이 누나 신영이 누나 윤현민 형 특히 윤도현 형님 그 외에도 방송하며 만났던 형 누나들 동생들 모두 너무 기억에 남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도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막상 가려하니 뭐가 이렇게 보고싶고 그립고 아련한지 눈물만 나지만 꾹 참고 가려합니다.

어쩌다 제 인생이 이렇게 망가졌을까요 제 언행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오랜 기간 수면제 섭취로 인해 판단 장애도 오고 인지능력 저하도 오고 참으로 말 못하게 못난 지난 날이었습니다.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너무 미안하고 가진 돈이 4000원 뿐이라 환불 못해줘서 너무 미안하고 170여명 되는 사람의 작곡을 혼자 하려니 이것부터 말이 안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가는 마당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그러나 음원이란 걸 모두 가져보게 하는 것이 진심이었던 걸 기억해주세요.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결국 떠난 그녀이지만 나 없이 살길 바라길래 잘 보내주었는데, 넌 그저 행복하길 바란다. 내가 만든 예술 작품 중 가장 잘 만든 건 노래가 아닌 10년을 빚어 만든 너였다.

그래 넌 참 예쁜 아이였다 가장 가능성 많은 시기에 나를 만나 너무 잘 성장해줘서 고맙다. 좋은 사람 만나고 행복해라.

아 이토록 사람들과 이별하는 게 고통스러울 줄 몰랐습니다. 정말 방송하며 만난 제작진 스태프 형 누나들, 연예인 동료들 다들 너무 고마웠습니다.

세상은 참으로 높은 벽의 연속이었습니다. 언제나 뛰어 넘었고 하나의 벽을 못 뛰어넘고 부딪혔는데, 그 벽이 도미노처럼 쓰러져 더 이상 뛰어넘을 벽이 없어지고 황폐한 세상만이 남았네요. 그래서 이런 선택을 하게 되네요.

지적이고 싶습니다. 갈 땐 가더라도 조금 더 좋은 글을 남기고 가고 싶습니다.

작사가로 데뷔하여 원래 직업인 프로듀서를 하며 살아왔지만 제가 남긴 작품외에 제 친구 박보영 씨랑 만든 작품들이 40곡 가량 됩니다 제 하드 털면 나오는데 그 중에 멜론에 도토리-여름 밤과 함께였지라고 있습니다.

내 친구한테 저작권료라도 선물하고 갈게요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이야길 마치려니 아쉽기만 합니다.

더 행복한 나날은 없을 듯하여 맘 굳게 먹고 이제 작별 인사 하려 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운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다 고마웠고 다 죄송했습니다.

말을 끝내려니 이제 곧 눈앞으로 죽음이 다가온 것 같아서 솔직히 두렵습니다. 가족에 대한 유서는 따로 전달하겠습니다 우리 엄마 폰 잘 못 보거든요 . 우리 모두 약속해서 이 글은 어머니껜 안 들어가게 하자구요!! 자 좋습니다!! 모두 안녕히 계십시오!! 제겐 멋진 세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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