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EPP 1위 수성·극우 약진…마크롱·숄츠 '타격'-멜로니·르펜 '승자'(종합2보)

신정원 기자 2024. 6. 1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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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마크롱, 6월30일·7월7일 조기총선 승부수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재선 '청신호'
伊멜로니 '킹메이커'로…중도우파·극우 '구애'


[서울=뉴시스]10일(현지시각)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은 제1당을 수성하고, 극우 정당들은 역대 최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는 조기 총선을 실시하기로 했고, 벨기에 총리는 사임을 발표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6~9일(현지시각) 치러진 5년 임기의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약진한 가운데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이 제1당 자리를 수성한 것으로 잠정 예측됐다.

유럽의회가 마지막으로 공개한 10일 오전 2시37분(한국시각 오전 9시37분) 잠정 집계치에 따르면 EPP는 전체 720석 중 184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잠정치는 마지막으로 투표를 마감한 이탈리아를 포함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각 국 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출구조사와 선거 전 여론조사, 일부 개표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최종 결과와 공식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는 며칠 더 걸릴 예정이다.

중도우파 EPP 184석 1당 수성

유럽의회 내 최대 정치그룹(교섭단체)인 EPP는 득표율 25.56%로, 전체 720석 중 184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의석 176석보다 8석 늘었다. 현재 유럽의회 전체 의석은 705석이다.

이어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와 중도 자유당그룹(Renew Europe)은 각 139석(19.31%)과 80석(11.11%)으로 예상됐다. S&D는 현재 의석과 동일하고 자유당그룹은 22석 줄어든 수치다.

이어 강경우파 유럽보수와개혁(ECR) 73석(10.15%), 극우 정체성과민주주의(ID) 58석(8.06%)로 잠정 집계됐다. ECR은 현재 69석에서 4석, ID는 49석에서 9석 덩치를 키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재 71석으로 네번째 규모인 녹색당-유럽자유동맹(Greens/EFA)은 52석(7.22%)으로 쪼그라들면서 6번째 규모 그룹으로 밀렸다.

좌파연합(The Left, GUE/NGL)은 5.0%, 36석으로 전망됐다. 현재 37석보다 1석 줄었다.

이 외에 무소속 45석(6.25%), 기타 53석(7.36%)다.

투표율은 51%로, 30년 만에 최고치로 잠정 집계됐다.
[스트라스부르(프랑스)=AP/뉴시스] 지난해 3월 유럽 의회 의원들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본회의장에서 난민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2024.06.10.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재선 '청신호'

EPP가 최대 의석을 유지하면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재선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집행위원장이 되려면 전체 의원의 과반인 361명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속한 EPP는 대체로 그의 두 번째 임기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친EU, 친우크라이나, 친법치주의'를 함께 하면 강경우파 ECR과도 협력할 수 있다고 제안한 상태다. ECR은 극우 성향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형제'(FdI)가 속한 곳이다. FdI는 이번 선거에서 이탈리아 내 1위를 차지했다. FdI는 EPP를 비롯해 극우 ID에서도 구애를 받으며 킹메이커로 부상했다.

반대로 그가 ECR과 개혁주의 그룹에 계속 구애할 경우, 기존 지지자들의 표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EPP, S&D, 자유당그룹 등 3개 중도파 그룹은 400석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중 10% 이상이 반대 또는 기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연임 가능성에 "자신이 있다"면서 "물론 내 앞에 어려운 일이 많이 놓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확실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EU 이사회는 17일 새 지도부 구성 논의를 시작하며, 27~28일 정상회의에서 집행위원장 후보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이어 유럽의회는 위원장 후보를 승인할 지를 결정한다.
[브뤼셀=AP/뉴시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9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국민당(EPP) 본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6.10.

佛조기총선'·벨기에 총리 사임…伊멜로니·佛르펜 '최대 승자'

이번 선거 1차 예측 결과 발표 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조기 총선'이란 '승부수'를 던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회 해산을 발표했다. 조기 총선 1차 투표는 이달 30일, 2차 투표(결선)는 내달 7일 실시하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당은 출구조사에서 15.2%를 기록해,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RN) 31.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3위를 기록한 사회당(14.3%)과 비슷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출구조사 후 대국민 연설에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할 수는 없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선택권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르펜은 "프랑스 국민들이 우리를 신뢰한다면, 우리는 권력을 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도 선거 결과는 "현 정부에 맞선 전례없는 승리"라면서 "한 사이클(주기)의 끝이자 포스트-마크롱 시대의 첫날"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의회에서 의석이 가장 많은(96석)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도 타격을 입었다. 중도좌파 성향의 '신호등 연정'(사회민주당.자유민주당.녹색당)이 보수 야당에 참해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숄츠 총리의 사회민주당(SPD)의 예상 득표율은 14%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결과를 얻었다.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29.5%로 1위,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6.5%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AfD는 나치 친위대 옹호 발언으로 지난달 유럽의회 정치그룹 ID에서 제명된 바 있다.

[파리=AP/뉴시스] 지난해 6월 자료 사진으로,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바이마르 3각 정상회의'에서 공동 기자회견 중인 3국 정상. 왼쪽부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2024.06.10.


'킹메이커'로 부상한 멜로니 총리의 FdI의 이번 선거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FdI는 득표율 28.6%로, 중도좌파 민주당(PD) 25.6%를 제치고 1위를 기록 중이다.

헝가리에선 2010년부터 권력을 잡고 있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번 선거에서도 43%로 승리한 것으로 예측됐지만, 직전 2019년보단 10%포인트 가까이 빠졌고, 유럽의회 의석도 2석 잃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욱이 도전자인 페테르 머저르가 지난 2월 당과 결벼한 뒤 세우 신당 '존중과 자유'(TISZA)가 약 31%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돼 오르반 총리의 권력을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선거 결과는 우리가 바라던 것이 아니었다"면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임시 총리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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