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믿고 살아가" 북한과 2㎞, 철원 생창리 주민들 차분…DMZ생태탐방 중단

한귀섭 기자 2024. 6. 1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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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따른 우리나라의 확성기 맞대응으로 남북관계가 점점 얼어붙는 가운데 강원 접경지에는 차분한 분위기 속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다.

60년째 이곳에서 거주한 이연숙 씨(87)는 "우리나라를 믿고 있다. 전쟁이 안 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제는 북한이 뭘 해도 믿지 않는다. 우리나라 군인들을 믿고 일상생활을 하며 지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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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분위기 속 영농 활동 등 일상생활 이어가
생태탐방로 운영 중단돼 관광객 발길 끊켜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따른 우리나라의 확성기 맞대응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자 DMZ 탐방로가 통제된 가운데 10일 강원 철원 김화읍 생창리의 생태평화공원 임시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철원=뉴스1) 한귀섭 기자 =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따른 우리나라의 확성기 맞대응으로 남북관계가 점점 얼어붙는 가운데 강원 접경지에는 차분한 분위기 속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다.

10일 11시 50분쯤 강원 철원 김화읍 생창리. 이곳은 북한과 불과 2㎞ 떨어진 지역이다. 곳곳에는 검문소가 설치돼 외부인들의 출입을 확인했으며, 각종 군용차량이 오갔다.

이곳 민통선 검문소 앞에는 신원이 확인된 인원만 영농하기 위해 들어갈 수 있다. 주민과 외국인 근로자들이 탄 트럭이 민통선을 오갔다. 민통선 영농지역은 북한과 불과 500m 남짓이다.

마을에서 북쪽으로 정면에 있는 오성산에는 우리 군의 OP가 보였다. 오성산은 6·25 당시 저격능선이라 불리던 곳으로 끝까지 치열한 전투가 펼쳐졌던 장소다. 6·25전쟁 당시 상황이 담긴 영화 ‘고지전’의 실제 배경이다.

불과 74년 전 총성이 벌어졌으며, 오성산을 마주하고 북한의 확성기 소리가 TV 소리를 뚫고 나왔던 곳이기도 하다.

10일 강원 철원 김화읍 생창리에서 한 어르신이 직접 심어 수확 한 마늘을 나르고 있다.2024.610 한귀섭 기자

이날 마을 주민들은 밭에서 일을 하거나 꽃에 물을 주면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마을회관에서도 주민들은 TV를 보거나 소일거리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인근 남대천 인근 풀숲에는 ‘지뢰조심’이라는 푯말이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55년째 이곳에서 사는 유순덕 씨(82)는 “북한에서 들려오는 확성기 소리, 삐라 등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면서 “북한이 도발하면 가족들이 걱정이돼 연락이 오지만 무덤덤하다”고 말했다.

60년째 이곳에서 거주한 이연숙 씨(87)는 “우리나라를 믿고 있다. 전쟁이 안 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제는 북한이 뭘 해도 믿지 않는다. 우리나라 군인들을 믿고 일상생활을 하며 지낸다”고 설명했다.

10일 강원 철원 김화읍 생창리 남대천 인근 풀 숲에 지뢰 위험 표시가 곳곳에 붙어있다. 2024.6.10 한귀섭 기자

생창리는 DMZ 생태탐방로가 운영되는 주요 거점이다. 매주 화요일만 제외하면 관광버스와 관광객들로 일대가 북적인다. 하지만 남북 관계가 경색되자 군 당국은 10일부터 생태평화공원 방문자센터에 생태탐방로 통행을 불허한 상태다.

방문자 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예약자들에게 취소 통보를 하는가 하면, 운영을 하지 않느냐는 문의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인근 카페와 슈퍼, 식당은 외지인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관광버스 임시주차장은 입구를 막아 놓았다. 센터 관계자는 “언제 다시 재개되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박금화 씨는 “수십 년째 이곳에서 살고 있지만, 남북의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덩달아 괜히 불안한 마음이 있다. 아직도 잘 적응이 되지 않는다”며 “이럴 때라도 여야가 싸우지 않고 대승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명근 철원 김화읍 생창리 이장은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수십 년씩 이곳에서 사신 분들이다. 이미 체화가 돼 북한의 도발에 별다른 반응은 없다”면서도 “그래도 남북 관계가 개선돼 지역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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