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의 ‘정율성 지우기’… 능주초 대형 초상화 벽화 철거 착수
전남 화순에서 정율성(鄭律成·1914~1976)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고 있다. 화순군이 이념 논쟁이 불거진 정율성과 관련한 기념 시설물을 철거하거나 용도 변경 추진에 나섰기 때문이다.
능주초는 북한의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이 2년간 재학한 학교다. 군은 10일 화순군 능주면 능주초 본관 벽면에 타일 형식으로 설치된 대형 초상화를 철거하는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화순군 관계자는 “방학 기간이 아닌 만큼 안전을 위해 수작업으로 타일을 하나씩 떼어내고 페인트칠을 다시 한다”고 말했다.
화순군과 학교 측은 지난 4월 말 정율성이 재학하던 시기의 교실을 재연한 ‘기념 교실’과 교정 한쪽에 서 있던 정율성 흉상을 철거했다. 능주초 총동문회와 운영위원회 등 교육공동체는 지난 3월 철거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90% 이상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군과 능주초는 관련 기념물 등을 모두 철거하기로 결정하고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흉상과 기념교실을 먼저 없앴다.
화순군은 능주초 인근에 조성된 초가 모양의 전시관(정율성 고향집)도 폐쇄했다. 국비와 군비 등 12억원이 투입된 만큼 해당 시설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능주초 대형 벽화 철거 공사가 마무리되면 화순군에 설치된 정율성 기념 시설물은 모두 사라지게 된다. 앞서 화순군은 정율성이 2년간 능주초에 재학한 것을 계기로 2017년 능주초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벽화와 기념 교실 등을 설치했다.
정율성은 중국 인민해방군가와 북한의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한 논란의 인물이다. 일제강점기에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 공산당에 가입했다. 1945년 북한으로 넘어가 북한군 장교로 6·25 남침에 가담하고 나서 중국으로 귀화했다. 음악가인 그는 생전에 북한군과 중국군을 찬양하는 노래를 많이 작곡했다. 지난해 8월 당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정율성의 북한과 중국에서의 행적을 문제 삼으며 철회를 요구, 논쟁 대상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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