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앵커, 대북 확성기에 "악순환 안 돼…긴장 낮출 방법 찾아야"
KBS 주말앵커 "긴장국면 상황 더 위험하게 흘러갈 수 있다"
MBC "군사적 충돌 위험" SBS "접경지역 주민 불안 고조"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북한 오물풍선 살포에 우리 정부가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방송사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채널A 주말앵커는 “악순환을 이어가선 안 된다. 강력하게 대응하되 긴장을 낮출 방법을 찾는데도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KBS 주말앵커도 “지금 남북간이 긴장국면이어서 상황이 더 위험하게 흐를 수 있다”고 우려했고, MBC는 “군사적 충돌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SBS와 MBN 등은 모두 접경지역 주민들의 육성을 통해 대북확성기 재개에 걱정의 목소리를 담았다.
김윤수 채널A 주말앵커는 9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A'의 '앵커의 마침표' 코너 <냉정하게 주도하길>에서 “북한의 거듭된 오물풍선 살포에 우리 정부도 대북확성기란 초강력 대응 카드를 꺼내들었다. 강대강 대치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라며 “하지만 북한의 의도대로 무작정 악순환을 이어가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앵커는 “우리 정부, 강력하게 대응하되 동시에 긴장을 낮출 방법을 찾는데도 소홀해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김현경 KBS 주말앵커는 '뉴스9' <북, 과거에 '준전시' 선포…이번엔?> 앵커멘트에서 “특히 지금은 남북 간 기류가 상당한 긴장 국면이어서 상황이 더 위험하게 흘러갈 수 있다, 이런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KBS는 리포트에서 충돌직전까지 갔다가 극적인 대화로 해결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북한이 이미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한 상황에서, 상황이 더 위험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북한이 대남 대화 기구를 대부분 다 폐지했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했을 때 남북한 간에 그걸 조정할 만한 그런 기구라든가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접경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목소리들이 여러 방송에 나왔다. SBS는 같은 날짜 '8뉴스' <오물풍선 이어 확성기‥불안한 접경 주민>에서 “잇따라 내려오는 오물 풍선도 걱정이었는데 대북 확성기 방송까지 재개된다고 하니, 북한이 또 여기엔 어떤 대응을 할지, 특히 접경지역 주민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SBS는 북한에서 직선으로 5km 정도 떨어진 경기 파주시 금산리 주민들을 만났다. 배상진(77세) 금산리 주민은 “40년 살면서 이런 건 처음봤어. 풍선 날리는 건 생전 처음이에요. 풍선에 뭐 들었는지 모르잖아. 항상 불안하지 마음이”라고 말했고, 유정숙(85세) 주민은 “겁나지 난리 나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되죠, 아무래도. 그전에는 (확성기) 그게 다 없어져서 안심했는데 또 방송하고 그러니까 군인들 훈련하고 하니까 겁나지”라고 우려했다.
이창무 파주 금산리 이장은 SBS 인터뷰에서 “지금 여기 오늘도 (농원에) 손님들이 없잖아요. 접경지역이라도 그런 거 또 알고 오시는 분들 많잖아요, 공기 좋다고. 근데 불안하니까 오늘 딱 벌써 손님이 다 쫙 끊기잖아요. 다 예약 취소하고 이제 그런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MBC는 '뉴스데스크' 톱뉴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전적으로 북한 책임”>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에 정부가 결국 '강 대 강' 카드를 꺼냈지만, 섣부른 대북 방송이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해 국지전 등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 위험까지 높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MBC는 리포트 <풍선에 대북방송까지‥불안한 접경지역>에서 북한과 직선거리로 3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파주 탄현면 오금리를 찾았다. 마을 주민은 “안 하는 게 좋아, 나는‥불안하죠. 우리는 다 6.25 겪은 사람들인데‥”라고 했고, 다른 주민은 “시끄럽죠, 항상 방송을 틀면. 그게 나오면 (방송끼리) 혼선이 돼. 아침이면 막 시끌시끌하고 정신이 없더라고”라고 우려했다.
MBC는 <'표현의 자유'라 통제 못해? '헌재 결정' 보니‥>에서 “남북 간 대화 채널이 단절된 상태에서 강 대 강 일변도로 치닫기보다는 긴장 완화를 위한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MBN은 '뉴스7' <고조되는 남북 긴장에 인접 주민들 불안>에서 인천 강화군 주민들의 불안감을 담았다. 주민들은 “그 방송을 듣고 어떤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지는 모르는 거잖아. 정부에서 잘 대응을 해서 더 큰 일이 안 나기만 바라는 거지 우리는”, “연평도인가 포를 걔네들이 쏴서 주민들이 많이 죽었잖아요. 우리들은 살만큼 살았는데 아기들 때문에 걱정이라고. 그런 걱정 다 해요”라고 우려했다.
북한에 대북전단과 쌀을 보내 북한을 자극한 것을 두고 주민들은 “그런 걸 다시 보내지 않으면 (북한이) 안 보내겠다고 했는데, 여기서 또 보냈잖아. 6일인가 7일 강화에 와서. 그러니까 또 오물 보내는 거 아니야”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TV조선은 '뉴스7' <대북확성기 재개…접경지, 평온속 긴장>에서 경기 파주시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았는데, 엇갈인 주장을 소개했다. 정민근 경기 파주시 주민은 “확성기? 안하는게 좋아요. 괜히 건드려봤자 이득되는 게 없어요”라고 말한 반면, 신영숙 주민은 “너무 가만히 있으니까 쟤네들이 더 까부는거야. 옛날에 저기 여기 소떼서부터 얼마나 차가 많이 갔는지 알아요?”라고 말했다. TV조선은 “다수 주민들은 긴장과 완화가 일상이 된 접경지역에 오래 살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서도, 강경 일변도가 아닌 대화채널은 열어뒀으면 한다는 제안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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