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고립주의'에 공세 폈지만…또 우크라-이라크 혼동(종합)

류정민 기자 2024. 6. 1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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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재 미군 묘지 찾아 '동맹' 강조…美 언론 '트럼프 전 대통령 겨냥'
전쟁 관련 예산 언급하며 '이라크' 발언, 81세 고령 따른 인지력 저하 재차 논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프랑스 벨로에 소재한 앤마른 묘지에서 헌화식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6.09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방문을 취소한 미군 묘지를 찾아 날을 세웠지만 우크라이나와 이라크를 혼동한 말실수로 그의 고령에 따른 리스크 또한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폭스뉴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프랑스 북부 벨로에 소재한 앤마른 묘지를 찾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한 미국 장병들을 추모했다.

앤마른은 1918년 벨로숲 전투에서 독일군에 맞서다 전사한 미 해병대원 약 1800명을 비롯해 2289명의 전사자가 안장된 곳이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18년 11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참석하기로 했던 앤마른 묘지 방문을 악천후로 인해 헬리콥터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취소한 바 있다.

바이든은 이날 앤마른 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우리가 유럽에서 주요 전투에 참여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가 맺은 동맹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앤마른 묘지 방문은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취했던 '고립주의'와는 대조적으로 우방과의 '굳건한 동맹'이라는, 확실히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부각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보도에서 "바이든은 강력한 미국 동맹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반면, 트럼프는 NATO(북대서양 조약기구)를 비판하고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더 지불하지 않으면 회원국들을 방어하지 않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당시 방문을 취소한 것과 관련, 미국의 애틀랜틱 매거진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왜 그 묘지에 가야 하느냐. 그곳은 패배자들로 가득 차 있다', '어리석은 놈들' 등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는 관련 보도를 부인했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관련 보도에서 "바이든이 최근 연설에서 트럼프의 프랑스 방문 관련 언급을 자주 했고, 전사한 군인들을 깎아내렸다고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이 묘지를 떠나면서 군인들이 이룬 업적에 대해 '자부심'과 '경외심'을 느꼈다고 말했는데, 이는 트럼프가 전사한 군대를 폄하하고 트럼프가 수용한 고립주의적 충동을 겨냥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라고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지난 9일(현지시간) 프랑스 벨로에 있는 앤마른 미국 묘지에서 열린 헌화식에 참석해 1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한 미군 장병들을 추모하고 있다. 2024.06.09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기자

그러나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묘지 참배 후 "이라크를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수개월을 기다리게 한 그런 생각은 미국적이지 않다"라며 '우크라이나'와 '이라크'를 또다시 혼동해 고령에 따른 인지력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대(對)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예산안이 트럼프 전 대통령 소속 공화당 하원 의원들의 반대로 반년간 의회에서 표류하다 지난 4월에서야 통과한 상황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난데없이 '이라크'를 발언한 것이다.

올해 만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6월에도 잇달아 우크라이나와 이라크를 혼동해 당시 현지 다수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ABC뉴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24시간 안에 두 번이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논의하면서 이를 '이라크 전쟁'이라고 언급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메릴랜드주에서 연 한 모금 행사에서 우크라이나와 이라크를 혼동한 데 이어, 하루 뒤 시카고에서 자신의 경제철학에 대해 연설하던 중,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수장이 일으킨 무장 반란과 관련해 뜬금없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에서 지고 있다"고 말했다.

1942년 11월 20일 생인 바이든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며,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할 때는 연 나이로 82세가 된다.

1946년 6월 14일 생인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만 78세인 적지 않은 나이로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상대로 승리해 내년 취임선서를 할 때는 연 나이로 79세가 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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