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결혼하는만큼 후회없이 할래요”…고가 예물 사러 줄 선다
백화점 명품 매출 1년새 10% 쑥
“초혼 연령 높아져 고급웨딩 선호”
박 씨는 “브랜드력이 있으면서도 너무 흔하지 않은 반지를 고르기 위해 연차를 내고 ‘웨딩 반지 투어’를 다녔다”며 “예비 신부와 함께 맞춘 반지와 별개로 양가 지원으로 1000만원대 명품 시계를 서로 선물했다”고 말했다.
올해 고물가와 소비 둔화 속에서도 명품 시장은 ‘럭셔리 웨딩’ 수요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 롤렉스, 샤넬주얼리, 티파니앤코 등 결혼 예물로 인기인 브랜드들이 올해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음에도 프리미엄 예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명품 주얼리·시계 매출도 21.1% 늘어 전체 명품 신장률(12.6%)을 웃돌았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럭셔리 주얼리와 시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6% 올랐다. 한화갤러리아에서는 샤넬주얼리, 까르띠에, 불가리, 반클리프앤아펠 등 주얼리 브랜드의 매출 성장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예물을 투자의 시각으로 접근하는 고객도 많아지면서 어중간한 브랜드보다는 사더라도 제대로 된 걸 사자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초혼 연령이 올라가 구매력이 상승한 데다, 중소형 웨딩홀이 많이 사라지는 등 전반적인 웨딩 비용이 올라가며 럭셔리 웨딩 문화가 조성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명품 브랜드의 웨딩 반지 가격은 보통 수백만원대인데 브랜드, 모델, 다이아 유무에 따라 1000만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쇼메 ‘비마이러브 링’, 티파니앤코 ‘네오루 링’, 까르띠에 ‘러브 링’, 부쉐론 ‘콰트로 클래식 웨딩 밴드’ 등 각 브랜드별 정체성을 담은 대표적인 모델이 꾸준히 인기 대열에 오르고 있다. 시계 중에선 롤렉스 ‘서브마리너’, 브라이틀링 ‘슈퍼오션’, 까르띠에 ‘산토스’ 등 대표 예물용 시계 가격이 1000만원을 넘어선다.
고가에도 불구하고 주요 백화점 주얼리 매장은 평일에도 대기가 기본이고 원하는 브랜드를 찾아 해외 원정까지 떠나는 예비 부부들까지 나오는 모습이다. 최근 결혼한 직장인 오 모씨(30)는 “주변에 유명 백화점 브랜드 반지를 구하기 위해 일본 등 해외로 ‘반지 원정대’를 나가는 경우도 봤다”며 “결혼은 평생 한 번 한다는 생각에 비싸고 좋은 반지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명품 주얼리 수요가 계속 늘어나자 업계에선 젊은층을 노린 팝업 등 마케팅을 지난해보다 강화하고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잠실 에비뉴엘 지하 1층에 위치한 럭셔리 전용 팝업 공간 ‘더 크라운’에서는 ‘티파니’, ‘불가리’, ‘프레드’ 팝업을 연이어 진행해 고객을 끌어모았다. 부쉐론은 글로벌 홍보대사(앰배서더)로 배우 한소희를 내세우고 최근 서울 성수동에 20주년을 기념하는 팝업 행사를 열기도 했다.
결혼 예물뿐만 아니라 어린 자녀를 둔 부부들은 프리미엄 아동복을 찾으며 명품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출산 기조 속 자녀에게 집중 투자하는 추세에 맞춰 명품 브랜드의 아동 상품군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3월에 판교점 5층에 ‘몽클레르 앙팡’을 추가로 오픈했으며, 수입 아동의류 편집숍 ‘리틀그라운드’를 중심으로 꾸준히 명품 아동 MD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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