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청년에겐 시도 때도 없는 대화가 필요해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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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대화를 나눴다.
번영과 상생의 자본주의 개념을 창시한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도 당대 철학자 데이비드 흄과의 대화를 통해 그의 철학을 발전시켰다.
그 시작은 진중하고도 유쾌한 대화와 토론, 서로에 대한 공감과 연대에서 시작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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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여원 | 미국 조지메이슨대 경영학과 3학년
그때 그 시절,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대화를 나눴다. 그리스의 아테네에서는 아고라 광장에서, 하다못해 로마의 공중목욕탕에서는 몸을 씻으며, 근대 유럽에서는 카페에서 먹고 마시며.
인기 많은 ‘명소’ 공간으로 소비의 중심이 되어버린 지금의 카페는 근대 유럽의 철학자, 과학자, 수학자 등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이 모이는 만남의 장이었다. 그곳에선 매일 더 나은 사회를 도모하는 대화와 토론이 이뤄졌다. 후대에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학자들도 대화의 중요성을 알고 있던 듯하다. 번영과 상생의 자본주의 개념을 창시한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도 당대 철학자 데이비드 흄과의 대화를 통해 그의 철학을 발전시켰다. 마르크스는 그의 지지자이자 이념의 동지였던 엥겔스를 포함한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자본론을 완성할 수 있었다. 많은 것이 새롭게 세워졌던 변혁의 시대에는 시도 때도 없는 대화가 일상을 채웠다.
지금은 어떨까? 우리의 일상에서는 대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잡담은 공공연하지만, 주제를 가지고 깊이 있게 파고들거나, 서로가 바라보는 세상과 삶에 관한 생각을 주고받는 대화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진지한 대화는 ‘진대’라는 줄임말로 불리며 ‘어쩌다 가끔 각 잡고 하는 것’이 되었다. 여러 사람의 대화를 통해 생각이 발전하고 꿈을 펼쳐 나갈 수 사실은 잊은 채 각자 살길을 찾기 바쁜 시대다. 대화가 줄어들수록, 연대하기 어렵고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는다. 대화하는 법을 까먹은 것일까, 마음 한편에선 경청하기보단 판단하기 바쁜 것도 같다. 함께 잘 살아가는 상생 사회는 그저 먼 거리의 이야기가 되어버리고는 한다.
아마 우린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무거운 경쟁 사회, 그리고 부모 세대보다 힘든 세대라는 프레임은 우리를 그저 현실에 눌어붙도록 만든다. 우리를 더 경쟁사회에 충실하도록 부추기는 것 같다. 우리를 그 단어 안에 가두기보단 주체적으로 자유롭기 위한 시도를 해보는 건 어떨까?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 분명하지만, 우린 아직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기에 얼마든지 시대를 발전시킬 힘이 있다.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토대부터 착실히 만들어가면 된다.
그 토대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쉬운 행위가 바로 대화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공감하게 되고, 연대하게 된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 한국의 2030청년’이라는 한 배를 탄 선원으로서 대화를 시작해 보는 것이다. 각자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지금의 사회, 저마다의 삶의 고충을 터놓고 나은 삶이란 건 무엇인지, 어떻게 살 수 있을지 나누는 대화 말이다. 이런 대화는 당장 먹고사는 데에 큰 도움을 주진 못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한 번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게 해주는 방향키가 되어줄 수 있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이 격변의 시대에서 서로를 경쟁 상대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 각자가 잘살기 위해서라도 상대를 필요한 존재로 여기며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 시작은 진중하고도 유쾌한 대화와 토론, 서로에 대한 공감과 연대에서 시작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서로를 품고 믿어주며, 때로는 쓸데없는 작당 모의를 하기도 하는 그런 열린 대화가 일상에서 만연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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