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자 상대로 뭔가 필요해…” KIA는 28세 털보 좌완에게 모험을 걸었다, 꽃범호는 100구까지 밀어붙인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타자 상대로 뭔가 좀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
KIA 타이거즈 ‘털보 좌완’ 캠 알드레드(28)의 경기력이 팀의 여름 운명과 궤를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 KIA는 알드레드를 32만5000달러에 영입, 대체 외국인선수 치고 과한 투자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KIA도 알드레드를 ‘기량 미달’로 판단하면 이 금액을 회수하지 못한 채 새 외국인투수를 또 뽑아야 한다.
KIA로선 순위다툼서 중요한 시기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메이저리그 등판은 1경기, 마이너리그 스펙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대신 KIA는 좌완이면서도 디셉션이 좋은 스타일인데다, 크로스 스텝을 적극 활용해 대각선 투구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8일 잠실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결과는 3이닝 6피안타 4탈삼진 3볼넷 6실점. 3회부터 갑자기 볼이 늘어나더니 4회에 무너졌다. 두산 타자들이 잘 친 타구도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주 실망스러운 결과 아니었다. 그러나 보완점도 분명했다.
두산은 그날 우타자 위주로 라인업을 짰다. 김재환과 조수행을 빼고 스위치히터 헨리 라모스까지 7명이 우타자였다. 우선 김재환과 조수행의 경우 알드레드 특유의 투구 궤적에 힘겨워하는 모습이 보였다.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는 사실 스위퍼가 섞였다. 이건 쉽게 공략하지 못할 필살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범호 감독은 “좌타자들은 확실히 힘을 실어서 칠 수 없는 구종을 많이 던지는 편이다. 김재환도 세게 친다기보다 맞춰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타격하는 느낌을 받았다. 왼손타자들을 상대로 충분히 강점을 가졌다”라고 했다.
그러나 우타자 상대로는 확실한 주무기가 보이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은 “우타자 상대로 뭔가 좀 필요할 것 같기도 하다. 우타자 상대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하면 될 것 같다. 우리나라에 잘 치는 좌타자가 많기 때문에, 우리가 구상만 잘 하면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각 팀에 빠질 수 없는 좌타자들이 있지만, 알드레드가 우타자 상대로 확실한 모습을 못 보여주면 타 구단들이 우타자를 라인업에 집중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 좌완들의 우타자 상대 기본적인 매뉴얼, 체인지업을 구사했지만, 많지 않았다. 오히려 좌타자에게도 슬라이더로 승부하기도 했다. 투심과 커터도 많이 구사하지 않았다. 오히려 타순을 한 바퀴 돌자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다.
구속은 최고 148km까지 나왔지만,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평균 143.4km였다. 투구수는 78개. 이건 실전을 거듭하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게 이범호 감독의 판단이다. 마이너리그에서도 7~80구를 던져왔다. 이범호 감독은 “투구수가 올라가도 스피드가 떨어졌다는 느낌은 많이 못 받았다. 100개까지 충분히 던질 수 있는 능력은 있는 것 같다. 다음 등판에 80구 이상 괜찮겠냐고 하면, 90~100구도 생각한다”라고 했다.
실제 알드레드가 5~6이닝, 90~100구 수준까지 던질 수 있을 때 다시 한번 투구내용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이범호 감독은 알드레드의 데뷔전을 일부러 강타자가 많은 두산으로 정한 측면도 있었다. KBO리그가 방심하면 안 되는 리그라는 걸 인지시키면, 준비를 더 착실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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