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딸라 2따리 안 간다"… 무료배달에 라이더 모시기 경쟁
"단가 높은 콜부터 먼저… 2000원대 콜은 나중에 받아"
배달 기사들 '2000원대 콜 거부 운동' 확산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이 탄력적 배달 도입을 선언한 가운데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배민 배차 지연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경쟁사에 비해 배민이 유독 배차가 잘 안된다'는 것이다. 날씨가 좋고 주문이 많지 않을 때는 배차가 잘 되지만 눈·비가 오거나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아무리 배차를 요청해도 기사 배정이 되지 않는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주장이다.
배차가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는 게시글에는 "배민이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데 반해 확보된 배달 기사는 적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배민 관계자 역시 경쟁사에 비해 배달 기사가 잘 잡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다.
배달 기사들과 배달전문 식당 사장의 의견은 이와 다르다. 서울시에서 배달전문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배민이 경쟁사와 다른 배달팁 정책을 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배달 기사들이 여러 회사의 배차 시스템을 모두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사가 적어서 콜이 안 잡힌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배민 배달이 경쟁사보다 배차가 잘 안되는 이유는 기본 가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민은 2000원대에 콜을 띄웠다가 배차가 되지 않으면 특정 시간이 지날 때마다 조금씩 배달팁을 올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반면 쿠팡이츠, 요기요 등은 배달 기사에게 지불하는 기본 배달팁을 3000~4000원부터 시작한다.
A씨는 "배달 기사들 사이에서 2000원대 콜은 '2딸라' '2따리'라고 불리며 기피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며 "기사들이 경쟁사의 3000원대 콜을 먼저 잡는 사이 배민을 통해 들어온 주문은 30~40분씩 밀리게 되고 시간이 지연돼 긴급 할증 요금이 붙으면 그제야 배차가 된다. 그사이 고객들로부터 배달 지연 항의 전화를 받는 건 다반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라이더들의 2따리 콜 기피가 계속되면 결국은 업주, 소비자, 라이더가 모두 피해를 보게 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배민 콜이 '2딸라'로 불리는 이유는 평균 시작 금액이 2600원으로 환율이 1300원대이던 시절 2달러와 비슷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배달 기사 사이에선 '2딸라 안 타기 운동'도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와 요기요가 2·3위 업체인 만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라이더 수수료를 조금 더 높게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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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와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는 "사실상 배달팁 삭감"이라고 거세게 반발하며 지난 달 27일부터 29일까지 파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3일간 '배민 오프데이'라는 이름으로 항의 집회를 열고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B마트와 배달의민족 배달 주문을 거부했다.
현재 배달의민족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수수료는 단건 배달(한집배달)은 기본 배달료 3000원에 거리비용이 추가된다. 묶음배달(알뜰배달)은 기본료 2200원에 거리비용이 추가된다. 배민 측은 "알뜰배달은 기본료가 낮은 대신 여러 건을 묶어서 콜을 띄우기 때문에 라이더들에게도 손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달 기사 B씨는 "회사에서 연료비와 인건비 따졌을 때 최저 팁을 2850원 정도로 계산했다. 여러 건이 묶여 있다고 하지만 타사가 4000원대 배달팁을 주는데 배민에서 2000원대를 띄우면 어느 기사가 콜을 받겠나"고 비판했다.
배달인 커뮤니티인 '배달세상'에 올라온 '2따리 콜 받으시나요'라는 글에는 "2따리는 같은 건물이라도 거절한다" "2딸라 타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배달팁) 1딸라 된다" "2따리 가느니 그냥 퇴근하고 만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의 수수료가 경쟁사보다 낮은 이유에 대해 배민의 독과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배민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보니 배달 기사들의 수입원도 배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경쟁사보다 수수료를 적게 지급해도 기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배민의 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배민 측은 "독과점 때문에 수수료 단가가 낮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배달 수수료는 배달 품질 및 회사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다. 고객과 업주의 부담을 줄이고 합리적인 배달팁 정착을 위해 가격을 책정한다"고 반박했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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