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2세 회사에 인력 ‘부당지원’…에치엔지 과징금 5억원

파견된 전문인력이 노하우 전수…유리한 경쟁조건 갖춰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공정위는 10일 기업집단 한국콜마의 계열사인 에치엔지 및 구(舊) 케이비랩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10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국콜마의 계열사 에치엔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창업주 2세가 소유한 회사에 자사의 전문인력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했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다.

공정위는 10일 기업집단 한국콜마의 계열사인 에치엔지 및 구(舊) 케이비랩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10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에치엔지는 한국콜마 창업주 윤동한 회장의 딸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 케이비랩을 사들인 시점 전후인 2016년 8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연간 4∼15명의 임직원을 케이비랩에 파견하고, 이들의 인건비 9억400만원가량을 대신 지급했다.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OEM)·제조사개발생산(ODM) 전문 회사인 에치엔지는 자체 개발한 화장품 브랜드 '랩노(LabNo)'를 판매하기 위해 2016년 8월 100% 자회사로 케이비랩을 설립했다. 윤 대표는 2018년 9월 당시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케이비랩의 주식 전량을 10만원에 매입했다.

이후 에치엔지가 임직원을 파견하면서 케이비랩은 영업·마케팅 분야 업무 노하우 및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에치엔지의 전문인력을 아무런 노력 없이 확보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경쟁 사업자 대비 유리한 경쟁 조건을 갖추게 됐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다만 이 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케이비랩의 사업성은 개선되지 않았다. 이에 윤 대표는 2020년 12월 주식 전량을 제 3자에 매각했다. 현재 케이비랩의 법인명은 위례로 변경된 상태다.

공정위는 "시장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는 중견 기업집단에 대한 부당 지원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중히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