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도 못 이룬 'US오픈 전에 5승'···셰플러, 44년 만에 대기록
8언더로 모리카와 1타차 제쳐
"땀찌든 어릴적 모자 보며 연습"
이번주 US오픈 '우승 1순위'
임성재 8위·매킬로이는 15위
영국 골프 전문지 골프먼슬리가 최신호에 이런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스코티 셰플러와 타이거 우즈의 비교는 정당한가?’ 아마 상당수 골프 팬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요즘 셰플러(28·미국)가 아무리 날고 긴다 해도 골프의 아이콘인 우즈(49·미국)와 직접 비교는 좀 무리 아닌가. 기사에도 “이런 이야기를 하기에는 좀 이른 것인지도 모른다”라고 단서가 붙었다. 그러면서 “셰플러의 경이적인 현재 경기력은 2000년(메이저 대회 3승 등 한 해 9승) 우즈의 놀라운 경기 운영 바로 뒤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 우즈도 첫 다섯 번의 마스터스에서 두 차례나 그린재킷을 차지하지는 못했다”고 적었다.
기사는 셰플러가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0개 출전 대회에서 4승에 준우승 한 번을 거뒀을 때 쓰였다. 10일(한국 시간) 기준으로 셰플러의 올해 성적은 13개 대회에서 5승에 준우승 두 번이다. 다음 무대는 2000년을 시작으로 우즈가 세 번이나 우승한 US 오픈이다. US 오픈 이전에 시즌 5승 달성은 1980년 톰 왓슨(미국) 이후 44년 만. 우즈도 못 이룬 기록이다.
세계 랭킹 1위 셰플러는 이날 미국 오하이오주 뮤어필드빌리지GC(파72)에서 끝난 메모리얼 토너먼트(총상금 2000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우승했다. 3라운드까지 4타 차 단독 선두였던 셰플러는 4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잃었지만 7언더파 2위 콜린 모리카와(미국)를 1타 차로 따돌렸다. 1타 차로 쫓긴 6번 홀(파4)에서 3m에 가까운 버디 퍼트를 넣은 셰플러는 16번 홀(파3)에서 5m 파 퍼트에 성공해 2타 차를 유지했다. 17번 홀(파4) 보기로 다시 1타 차가 됐지만 셰플러는 18번 홀(파4) 1m 남짓한 파 퍼트를 놓치지 않아 우승을 확정했고, 생후 한 달 된 첫 아기를 보듬은 채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아빠로서 거둔 첫 우승이다. 우승 상금 400만 달러(약 55억 원)를 받은 셰플러는 시즌 상금이 2402만 4553달러(약 331억 원)로 늘었다.
강한 바람과 그로 인해 단단해진 그린 탓에 이날 언더파 스코어를 적은 선수는 6명뿐이었다. 3타를 줄인 2022년 US 오픈 챔피언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이 17계단을 뛰어올라 2언더파 공동 5위로 마감했고 1타만 잃은 임성재는 1언더파 공동 8위를 기록했다. 김시우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같은 2오버파 공동 15위, 안병훈은 4오버파 공동 22위다.
시즌 세 번째 메이저인 US 오픈은 13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2번 코스(파70)에서 열린다. 올해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를 제패하고 두 번째 메이저인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를 한 셰플러는 메이저 통산 3승에 도전한다. 최근 15년간 US 오픈에서 올해의 셰플러만큼 우승 적중 시 배당률이 낮은 선수는 없었다. 그만큼 우승 확률을 높게 본다는 뜻이다.
통산 11승 중 5승을 올해 쌓은 셰플러는 “세계 1위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좀 쉬어도 좋다는 얘기와 같을 수는 없다”며 US 오픈 우승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땀으로 얼룩지고 냄새가 밴 어릴 적 모자를 지금도 체육관에 걸어놓고 동기부여를 한다”면서 “나도 아들·아내와 소파에서 더 시간을 보내고 싶다. 하지만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게 내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체육관과 연습장을 빠지지 않고 찾는 이유”라고 했다.
올해 PGA 챔피언십 우승자인 잰더 쇼플리(미국)와 10년 만의 메이저 타이틀을 노리는 매킬로이, 최근 흐름이 좋은 모리카와 등이 그나마 셰플러와 경쟁할 만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LIV 골프 소속으로는 욘 람(스페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브룩스 켑카(미국), 더스틴 존슨(미국) 등이 나선다. 우즈는 4년 만의 US 오픈 출전이다. 한국 선수로는 김주형·안병훈·임성재·김시우·김성현·강성훈이 참가한다. US 오픈 성적까지 반영한 세계 랭킹으로 파리 올림픽 티켓 주인이 가려진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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