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물가 급등’에 힘겨운 일본…“계란·우유, 맛보다 값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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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된 제품을 사지 않으면 가계를 유지하기 힘들 정도예요."
일본 도쿄 에도가와구의 한 주민은 최근 감당하기 힘들만큼 오른 식탁 물가에 대해 이렇게 토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물가 상승을 임금이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에서 식비 비중이 높아지면 여행 등 불요불급한 소비를 억제해 소비가 위축될 우려가 커진다"며 "식품 가격이 상승이 식탁과 가계 살림을 위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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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된 제품을 사지 않으면 가계를 유지하기 힘들 정도예요.”
일본 도쿄 에도가와구의 한 주민은 최근 감당하기 힘들만큼 오른 식탁 물가에 대해 이렇게 토로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주민이 달걀 10개들이 상자를 든 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생활물가는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실감 날 만큼 급등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 5일 발표한 ‘4월 근로통계조사’(속보치)를 보면, 직원 5명 이상 업체 노동자의 실질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7% 줄었다. 1인당 월평균 급여가 29만6884엔(약 260만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으나 물가 변동을 고려하면 오히려 월급봉투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실질임금이 무려 2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일본 4월 물가는 전년 대비 2.9% 증가해 소비자들의 어깨를 더 무겁게 하고 있다. 쇼핑 정보 서비스 업체인 ‘톡바이’는 지난 4월 조사에서 소비자 절반 이상이 “구매 빈도가 높은 계란과 우유 구매 때, 맛보다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응답했다”며 “4월부터 많은 품목이 인상된 가공식품과 냉동식품 구매 때도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식탁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식품값도 무서울 정도로 치솟고 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제국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식품 주요 195개 업체에서 6월에만 생활밀착형 제품 614개 품목의 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다. 또 올해 들어 오는 10월까지 가격 인상 품목만 8269개(인상 예정 품목 포함)에 이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적인 곡물 수요 증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을 비롯해 현재 일본의 식품 가격 상승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특히 4월 한때 달러당 160엔까지 올랐던 엔화 약세도 이런 추세에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오사카 시내에서 타코야키 가게를 운영하는 한 가게 사장은 “문어가 와규(일본산 소고기)보다 비싸졌다”며 황당해했다. 이 가게는 아프리카 모리타니산 문어를 쓰는데, 유럽과 중국에서 빠에야 등 재료로 인기를 끌면서 재고 부족에 시달린 데다 엔화 약세로 수입 비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소고기 역시 미국산의 경우, 무역 자유화가 된 1991년 이후 연일 최고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싸고 푸짐한 소고기덮밥 업체로 잘 알려진 ‘요시노야 홀딩스’ 쪽은 “소고기 공급이 당분간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가격 인상은 항상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값이 오르면서 최종 소비자인 가계가 힘겨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총무성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엥겔계수)은 2023년 27.8%에 달해 현재 집계 방식이 도입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물가 상승을 임금이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에서 식비 비중이 높아지면 여행 등 불요불급한 소비를 억제해 소비가 위축될 우려가 커진다”며 “식품 가격이 상승이 식탁과 가계 살림을 위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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