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차와 부딪힐 듯 아슬아슬…자율주행모드로 ‘쿨쿨’ 잔 운전자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모드를 켜놓고 잠든 운전자로 인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9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모드로 두고 잠이 오나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블랙박스 영상을 제보한 이는 28인승 버스를 운전하는 A씨였다. 그는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1차선에서 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든 차량이 있어 혹시나 위험한 상황이 생길까 싶어 비상등을 켜고 저속으로 따라가고 있었다.
당시 영상을 보면, 흰색 SUV 차량은 비틀거리며 주행했고, 옆 차로에 딱 붙어서 주행하는 바람에 지나가던 큰 차량과 부딪힐 것 같은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됐다.
A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상향등을 켜고, 클랙슨을 눌렀지만 같은 행동이 반복됐다”고 했다. 2차로로 추월해서 해당 차량의 운전석을 살폈더니, 운전자는 졸음운전도 아닌 아예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고속도로에서, 그것도 1차선에서 주무시고 있었다”며 “깨우려고 클랙슨을 계속 울렸지만 반응은 없었다”고 했다.
계속 그렇게 문제의 차량을 뒤쫓아가던 A씨는 흰색 차량 운전자가 자율주행모드로 운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전방에 차량이 멈추면 자율주행모드에 따라 흰색 차량도 멈추거나 차선을 바꾸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A씨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A씨의 차량이 추월한 후 속도를 줄이자 흰색 차량은 차선을 변경했다. A씨도 따라서 차선을 바꾸다 보니 마침 휴게소 입구까지 이어지게 됐다.
A씨는 “휴게소 입구에서는 제 버스가 받히더라도 흰색 차량을 꼭 세워야겠다는 생각에 점점 속도를 줄였다”며 “상대 차량이 따라오다가 오른쪽으로 계속 기울더니 연석에 ‘쿵’하고 부딪혔다. 그제야 차량은 멈추었다”고 했다.
한문철 변호사는 “아직까지 완전한 자율주행모드는 불가능하다”며 “이러다가 큰일 난다. 버스 기사가 한 생명을 살렸다”고 했다.
자율주행모드의 차 안에서 운전자가 잠을 자는 모습은 전 세계에서 목격됐다. 2020년 캐나다에서 시속 150㎞로 질주하는 자율주행차에서 숙면을 취한 운전자가 과속과 난폭 운전 혐의로 기소됐다. 작년에는 속도 제한 없이 달릴 수 있는 독일의 아우토반에서 시속 110㎞의 자율주행 상태로 달리며 잠들어버린 운전자도 있었다.
미국 CBS에 따르면, 미국인 22%는 ‘자율주행모드’가 감독 없이도 차가 알아서 운전하는 능력이 있다고 간주한다. 심지어 10명 중 한 명꼴로 차를 자율주행모드로 해놓고 잠에 곯아떨어져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 그런 차는 현실에 없다. 차량 제조업체들이 운전자의 실수를 막기 위해 안전장치를 차량에 탑재했지만, 현재까지는 완전한 자율주행이 아니라 부수적인 안전장치일 뿐이다.
자율주행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인 테슬라는 “운전자는 언제든 수동운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있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테슬라의 운전자 관리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반복적으로 운전에 대한 주의를 주며 이를 무시할 경우 자율주행 기능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