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즈 자리 비운 사이, 삼진 귀신이 옮겨 붙었나…롯데 윌커슨, 9K 완봉→7K QS+로 우뚝 선 에이스의 비결
가파른 페이스로 삼진 개수를 쌓아나가던 롯데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가 자리를 비웠다. 그 사이 시즌 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애런 윌커슨이 살아났다.
윌커슨은 지난 4일과 9일 열린 두 차례 등판에서 2승을 챙겼다. 일주일 동안 두 번 등판에서 모두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 4일 KIA전에는 9이닝 동안 5이닝 무사사구 9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4일 휴식 후 등판한 9일 SSG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7.2이닝 8안타 1홈런 1볼넷 7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해 대체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윌커슨은 13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 2.26을 기록했다. 등판한 경기 중 2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이닝이터로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9이닝당 삼진 9.15, 9이닝당 볼넷 2.26으로 선발투수로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였다.
시즌을 마치고 총액 95만 달러(계약금 15만, 연봉 60만, 인센티브 20만)에 재계약했다.
에이스에게만 주어진다는 개막전 선발 투수로서의 책임도 안았다.
그러나 윌커슨은 4월까지는 기대에 못 미쳤다. 3월23일 SSG와의 2024시즌 개막전에서 5이닝 6안타 2홈런 1볼넷 1사구 8삼진 4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 경기를 포함해 4월까지는 들쑥날쑥한 피칭을 했고 7경기에서 고작 1승(3패) 평균자책 5.1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5월부터는 점차 제 구위를 되찾았다. 5월 한 달 동안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5월 3승2패 평균자책 2.43의 성적을 올렸다.
그러더니 6월에는 무결점 피칭으로 에이스의 칭호를 되찾았다. 반즈가 5월 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고민이 생겼던 롯데로서는 윌커슨의 활약이 반갑다.
반즈는 좌측 내전근 미세 손상으로 지난달 2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말소되기 전까지 11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 3.55를 기록했다. 말소된 시점 삼진 부문에서는 리그 1위를 기록 중이었다. 경기 당 평균 8개의 삼진을 잡으며 200삼진 기록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복귀까지 최대 3주가 소요된다는 판정을 받았다.
대신 윌커슨이 삼진 개수를 쌓아가며 어느새 반즈(79삼진)와 같아졌다. 4월까지는 경기당 삼진이 7.68, 볼넷이 1.16개였지만 5월부터는 경기당 삼진이 8.28, 볼넷이 0.72로 더 효율적인 투구를 하게 됐다. 어느새 삼진 부문에서는 리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구속도 상승했다. 4월까지 부진할 때에는 최고 구속이 140㎞대 중반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최고 구속이 140㎞ 후반까지 치솟았다. 완봉승을 달성했던 4일 KIA전에서는 최고 구속 148㎞를 기록했고 SSG전에서도 147㎞까지 나왔다.
윌커슨의 달라진 모습은 코칭스태프도 놀라게 한다. 주형광 롯데 투수코치는 “시즌 초반에는 구위가 너무 안 좋았다. 최고 구속도 144㎞에 불과했는데 최근에는 힘을 쓰면 149㎞까지도 나온다”라며 “시즌 초반 등 쪽이 별로 안 좋다고 했는데 그게 낫고 나더니 자기 공을 더 잘 던지고 있다”고 했다.
SSG전은 사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기를 풀어나갔다. 주형광 코치는 “완봉승을 달성할 때에는 서클체인지업과 커터가 정말 좋았다”며 “SSG전에서는 구속도 2~3㎞ 떨어져 사실 전체적으로 구위는 좋지 않았지만 제구가 괜찮았다”라고 평가했다. 완봉승을 달성한 뒤 짧은 휴식 후 등판이라 전반적으로 여러 수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던 상황속에서도 윌커슨은 퀄리티스타트플러스를 달성한 것이다.
윌커슨은 힘든 내색 하나 내지 않았다. 주 2회 등판에 대해 “별로 힘들진 않았다. 그냥 평소처럼 하려고 했다. 미국에서도 이렇게 던진 경우가 있어서 그렇게 힘들다고 느끼진 못했다”라고 했다.
그는 “딱히 삼진을 잡으려고 노력한 부분은 없다. 다만 최근 로케이션이 이전보다 더 정교하게 들어간게 도움에 되었을지도 모르겠다”라고 미소지었다.
윌커슨의 활약으로 롯데는 탈꼴찌를 넘어 8위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7위 한화와는 0.5경기 차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처럼 선발 투수가 제 몫을 해 준 덕분이다. 전반기 내에 승부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전력이 궤도에 올랐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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