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730억원 좌완의 KKKKKKK…사이영·신인상 1순위 존재감의 역설, ERA 1점대 붕괴 위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마나가 쇼타(31, 시카고 컵스)가 최근 부진을 털어내는 쾌투를 선보였다. 그러나 1점대 평균자책점이 무너질 위기다.
이마나가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시즌 6승(2패)을 따냈다.
이마나가는 4년 5300만달러(약 730억원)에 컵스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하자마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데뷔와 동시에 3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을 벌였고, 4월에만 5경기서 5승 평균자책점 0.98을 기록했다.
90마일대 초반의 패스트볼과 스플리터에 의존하는, 비교적 단순한 피치디자인인데 승승장구했다. 5월에도 5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67로 좋았다. 포심의 구종가치가 높다. 수직무브먼트와 회전수가 좋아서, 보통의 90마일대 초반의 포심보다 훨씬 위력적이라는 스탯캐스트의 데이터가 있다.
그래도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그냥 당하지 않는다. 이마나가는 5월30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서 4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1볼넷 7실점했다. 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 경기서도 4⅓이닝 7피안타 6탈삼진 5실점(1자책)했으나 실책이 끼였을 뿐 깔끔한 투구는 아니었다.
이 두 경기서 포심 구속은 정상적으로 나왔다. 그러나 안타, 2루타, 홈런을 많이 맞았다. 가운데로 몰리기도 했고, 타자가 잘 치기도 했다. 눈에 띄는 건 타구속도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지난 2경기서 밀워키, 화이트삭스 타자들이 이마나가를 상대로 100마일 넘는 정타를 7차례 만들었는데 그 중 6차례가 홈런 1개 포함 안타였다.
다시 말해 볼이 빠르지 않은 이마나가로선 컨디션이 좋지 않아 패스트볼 움직임이 좋지 않거나 가운데로 몰리면 빠른 타구속도의 정타를 맞을 위험이 높다는 얘기다. 빠른 속도의 타구가 범타가 될 수도 있지만, 장타 위험성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날 신시내티전은 반전을 이뤘다. 딱 4~5월 한창 좋을 때의 모습이었다. 스트라이크 존을 9등분할 때 한가운데 사각형에 공이 몇 차례 들어가긴 했지만 많지 않았다. 보더라인 피칭도 돋보였다. 3회말 선두타자 루크 마일에게 보더라인 윗부분으로 들어가는 하이패스트볼을 던지다 솔로포 한 방을 맞았다. 이건 마일이 잘 쳤다.
이후 이마나가는 흔들림 없이 7회 2사까지 막았다. 단, 7회 스팬서 스티어, 조나단 인디아, 산티아고 에스피날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1점을 더 내줬다. 커브와 스위퍼를 섞었는데 그게 가운데로 몰려 안타로 연결됐다.
이마나가는 지난 2경기 연속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0.84서 1.88로 치솟았다. 이날 6⅔이닝 1실점인데 다시 한번 평균자책점이 1.96으로 상승했다. 그동안 워낙 잘 던지며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해왔다. 2점 이상 내주면 평균자책점이 팍팍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 메이저리그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 사수는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내셔널리그 신인상, 사이영상 레이스 1순위 위력을 다시 확인한 건 분명한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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