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대북전단 살포 제지 못 해…생명·신체적 위협 판단 불명확"

신정은 2024. 6. 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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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국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제지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관 직무집행법(경직법)상 대북전단 살포를 제지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 "법적 근거가 없다"며 "오물풍선이 경직법상 제지할 수 있는 근거인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급박하고 심각한 위협'에 해당한다는 게 명확치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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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할 법적 근거 없지만 진행 경과 보며 판단”
▲ 탈북민 단체 겨레얼통일연대 회원들이 지난 7일 밤 강화도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모습. [겨레얼통일연대 측 제공]

경찰이 국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제지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관 직무집행법(경직법)상 대북전단 살포를 제지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 “법적 근거가 없다”며 “오물풍선이 경직법상 제지할 수 있는 근거인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급박하고 심각한 위협’에 해당한다는 게 명확치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2014년 10월 대북전단에 대응해 북한이 민간인통제구역에서 고사포를 발사해 주민에게 심각한 위협을 초래했던 사례를 들어 경찰이 제지할 수 있다고 한 판례가 있다”며 “지금처럼 오물풍선을 단순히 날리는 정도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연결 짓기에는 무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경직법 5조는 경찰관이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천재, 사변, 인공구조물의 파손이나 붕괴, 교통사고, 위험물의 폭발, 위험한 동물 등의 출현, 극도의 혼잡, 그 밖의 위험한 사태가 있을 때 이런 사태가 막기 위해 경고·억류·제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물풍선과 관련해 정부가 안전문자를 발송하고 차량이 파손되는 등 실제 피해가 있었을 뿐 아니라, 접경지역 외에 서울 시내에서도 사태가 벌어졌다는 점에서 ‘심각한 위협’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과거 남북관계발전법에 의해 대북 풍선을 금지한 적이 있는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헌재의 판결로 현재는 허용하고 있다”며 “현행법 체계에서 민간단체의 대북풍선을 제지하려면 북한에서 살포 지역에 대해 사격을 한다든지 구체적인 위협이 있어야 하며, 추가적으로 금지하려면 입법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윤 청장은 오물풍선 살포가 지속돼도 같은 입장을 고수할 지 묻자 “일련의 진행 경과를 지켜보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지금은 생명·신체적 위협이 아니라고 보여지나 한단계 더 나아가 충분히 그렇다고 보여지면 그 때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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