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10억→12억… “지금이라도 ‘영끌’해야할까요?”
실제로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주 대비 0.09% 오르며 11주 연속 상승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그간 보합 지역이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마저도 지난주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서 다시 한 번 부동산 상승기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성동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가파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성동구는 최근 3주 연속 0.19% 상승률을 보이며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주엔 행당·왕십리·성수동 위주로 상승했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50대 공인중개사 지모씨는 “한 집주인은 지난주보다 3000만원 올려서 내놓았네요”라고 말했다. 지씨는 “두 달 전에 11억 하던 A 아파트 26평형(전용면적 59㎡)이 이달 들어 12억원에도 거래가 되니까 어떤 집들은 13억원에도 호가가 올라와요”라고 말했다. 아파트 매도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높은 가격에도 집이 팔리니 호가를 더 높게 책정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실제로 10일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A 아파트(26평형) 일부 매매 호가는 12~14억 원대에 형성됐다. A 아파트(26평형)는 부동산 상승장이었던 지난 2021년 말~2022년 초 당시 14억 원대에 최고가 거래됐다.
이외에도 현재 서울 아파트 10채 중 6채는 전고점 대비 80% 이상 회복된 가격에 매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직방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아파트 매매 거래 1만4810건 중 8939건(60.4%)이 전고점의 80% 이상 가격에 거래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아파트 매매 가격이 전고점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격대별로 살펴보면, 종전 최고가보다 높거나 같은 100% 이상 가격에 거래된 비중은 9.3%였으며, 90% 이상∼100% 미만은 14.5%, 80% 이상∼90% 미만은 36.6%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거래의 60.4%가 전고점의 80% 이상 가격에 거래되었음을 의미한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에는 80% 이상 가격에 거래된 비중이 54.5%에 그쳤으나, 2월에는 57.2%, 3월에는 59.1%, 4월에는 63.5%, 5월에는 66%로 매월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최근의 거래량 회복과 더불어 거래 가격도 전고점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자치구별로 분석한 결과, 서초구가 90.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용산구 86.1%, 강남구 84.9%, 종로구 82.2%, 마포구 79.8%, 성동구 75%, 중구 73.2%, 양천구 72.9%, 영등포구 72.9%, 송파구 71.8%, 동작구 70.5%, 광진구 70.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로구와 용산구는 종전 가격보다 비싸거나 같은 가격에 거래된 비중이 각각 27.7%, 23.9%로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해 주목받았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 리드는 “올해 저리 대출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회복하며 서울 아파트값이 일부 전고점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연일 상승하는 전셋값도 실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별로 거래 가격의 회복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아직 절대적인 거래량이 적은 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전고점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되며 단지별로 수요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리드는 “물가 상방 압력에 따른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지방의 미분양 증가, 경기 불안 등의 주택 수요 유입을 제한하는 요소도 상존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강보합 흐름이 유지되며 입지별 수요 쏠림 현상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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