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주간기상] 독수리의 고공 행진, 황소군단의 거침없는 질주
건국대 난적 동국대 제압
중앙대, 건국대 공동 3위
[점프볼=조원규 칼럼니스트] 연세대, 고려대, 건국대가 귀중한 1승을 추가했다.
올해 대학농구도 고려대와 연세대도 가장 강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넘보지 못할 강력함은 아니다. 건국대, 동국대, 성균관대, 중앙대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 경희대와 단국대 역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승리할 확률은 높으나,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연세대와 성균관대 경기는 그래서 중요했다. 연세대는 한때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경험과 높이의 차이를 확인하며 무난히 승리했다. 김윤성과 구민교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성균관대가 독수리 날개를 꺾는 것은 힘겨웠다.
중앙대에게 일격을 당한 고려대는 단국대전를 만났다. 이 경기를 패하면 정규리그 우승은 사실상 힘겨워진다. 문제는 고려대가 여전히 부상병동이라는 점이다. 중심을 잡아줄 4학년 네 명은 모두 빠졌다. 만족스럽지 않은 경기력이지만 다행히 승리는 챙겼다.
건국대는 동국대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공동 3위를 지켰다. 동국대는 0.3초를 지키지 못해 공동 5위로 추락했다. 사기가 꺾인 동국대는 불과 이틀만 쉬고 고려대를 만나야 한다. 승부에 변수가 될 수 있다.
<6월 1주 대학리그 결과>
6.3(월) 한양대 81:57 조선대
6.3(월) 연세대 81:70 성균관대
6.4(화) 고려대 72:61 단국대
6.5(수) 중앙대 79:54 상명대
6.7(금) 건국대 72:71 동국대
6.7(금) 경희대 65:55 명지대
아주 맑음 건국대 연세대
건국대가 승리했다. 지난 7일, 동국대전은 경기력보다 승리가 중요한 경기였다. 건국대의 경기력이 좋았다고 할 수는 없다. 가장 강력한 공격 무기인 프레디의 활용이 아쉬웠다. 프레디는 3쿼터까지 6득점에 그쳤다. 모두 풋백 득점이다. 그러나 경기 종료 0.3초 전 김준영의 손끝에서 나온 득점이 그 모든 아쉬움을 날려버렸다.
조환희는 아이솔레이션이 가능한 건국대의 거의 유일한 옵션이다. 그것이 통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건국대의 경기력 차이가 크다. 공격 전개를 판단할 유능한 지휘관이 필요하다. 그래야 조환희의 부담은 줄이고 장점을 높일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김준영이 결승골의 주인공이라는 점은 의미가 있다.
연세대는 패배를 모른다. 성균관대를 81-70로 누르고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44-32로 승리했다. 출중한 새내기 김승우가 4개의 3점 슛으로 기세를 올렸고, 이규태는 매 쿼터 꾸준하게 득점을 적립했다. 이주영은 4쿼터에 강한 모습을 다시 확인시켰다. 4쿼터 6득점과 함께 연속 오펜스리바운드로 성균관대를 허탈하게 했다.
이주영, 김승우, 이규태로 코어 라인이 확실해졌다. 이민서는 득점보다 득점 기회를 만드는 것에 치중한다. 최형찬은 리딩의 부담을, 안성우는 수비의 부담을 줄여준다. 김보배, 강지훈, 이유진 등 장신 선수들이 각기 다른 재능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다만 경기 내에서도 기복이 큰 것은 과제다. 연세대의 성균관대전 1쿼터 득점은 32점, 3쿼터 득점은 12점이었다.
맑음 경희대 고려대 중앙대 한양대
경희대 에이스는 배현식이다. 7일 명지대전은 그랬다. 득점뿐만 아니라 수비와 리바운드 등 모든 면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배현식은 이날 경기에서 팀내 가장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하며 25득점 13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했다. 64%의 필드골 성공률은 이 어린 선수가 얼마나 효율적인 플레이를 했는지 확인시켜 준다. 4쿼터의 3점 폭격으로 클러치에 강한 모습도 확인했다.
안세준, 김서원, 박창희도 꾸준히 자기 역할은 한다. 고민은 우상현이다. 명지대전도 4득점에 그쳤다. 시즌 전 “우상현의 득점력을 기대한다”고 했던 김현국 경희대 감독의 말이 무색하다. 저득점 경기가 많은 이유고 풀어야할 과제다. 전력이 강한 팀을 만나면 수비만으로 승리할 수 없다. 보다 다양한 형태의 득점 기회 창출이 필요하다.
고려대가 오랜만에 에너지 레벨로 이겼다. 부상 회복을 이유로 출전 시간을 관리한 선수를 제외하면 모두 코트를 밟았다. 경기를 종료할 때까지 에너지 레벨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동근의 조기 파울트러블은 전화위복이 됐다.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이동근을 대신해 출전 기회를 잡은 김정현다니엘은 9득점에 공격리바운드만 6개를 잡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김태형 고려대 코치는 “선수들을 믿었다”고 했다.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매치업에서 밀릴 이유가 없다. 수비는 맨투맨을 강하게 붙였다. 공격도 패턴보다 포지셔닝과 간격 유지에 중점을 뒀다. 세세한 전술보다 선수들의 에너지 레벨 관리에 집중했다. 2쿼터까지 단국대에게 40점을 줬지만, 3쿼터 이후 실점은 21점이다. 의미 있는 승리다.
중앙대는 경기 초반부터 상명대를 압도했다. 중앙대의 강한 수비에 상명대 공격은 시종 답답했다. 2쿼터까지 상명대의 점수는 20점에 불과했다. 중앙대는 전반에만 9명의 선수가 고르게 득점에 가담했다. 유형우가 1쿼터 10득점으로 초반 좋은 흐름을 만들었고, 김두진은 13분만 뛰며 12득점 7리바운드 3스틸의 기록을 남겼다.
중앙대 12명 선수는 모두 코트를 밟았다. 개막전 승리의 주역 임동일도 오랜만에 코트에 나왔다. 부상에서 회복한 임동일의 가세로 중앙대는 더 높아졌다. 새내기 가드 도현우도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과제는 3점 슛의 기복이다. 정세영이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 임동언도 장점인 슈팅 능력을 살리는 경기운영이 필요하다. 그것이 드래프트에도 유리하다.
한양대는 17개의 턴오버를 범했다. 그래도 승리에는 지장이 없었다. 팀 득점(81점)의 절반을 어시스트(20개)로 만들었다. 박성재는 전반 한양대의 37득점 중 19점을 넣었다. 22분만 뛰면서 26점을 폭격했다. 3점 슛은 7개를 던져 4개를 성공했다. 두 경기 연속 50% 이상 성공률로 4개의 3점 슛을 만들었다. 박성재가 살아나면 한양대는 강해진다.
흐림 단국대 동국대 성균관대
단국대의 서동원이 1쿼터에 폭발했다. 1쿼터에만 3점 슛 3개 포함 11득점. 여기에 새내기 가드 황지민의 8득점 등 단국대는 1쿼터에만 24점을 올렸다. 그러나 2쿼터 이후로 계속 득점이 줄었다. 2쿼터 16점, 3쿼터 11점, 4쿼터 10점. 지난 건국대전에 이어 이날도 최강민의 공백이 보였다. 중요한 경기일수록 개인의 능력으로 득점을 해줄 선수는 꼭 필요하다.
서동원과 황지민은 2쿼터까지 25득점을 합작했다. 그러나 3쿼터 이후로는 서동원의 3득점이 전부였다. 김태영과 박야베스가 간간이 득점을 올렸지만, 필드골 성공률이 22%(2/9)와 20%(2/10)로 낮았다. 그래도 너무 실망하지는 말자. 단국대의 경기력은 홍찬우와 신현빈이 합류하는 9월 이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 공격 무기가 많아지면 시너지도 커진다.
동국대가 또다시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경기 초반은 조환희와 김도연을 앞세운 건국대의 기세에 밀렸다. 그러나 유정원의 투입 이후로 패스 게임이 살아났다. 3쿼터는 이대균, 백승엽 등 6명의 선수가 고르게 득점을 올리며 9점을 앞서며 끝냈다. 문제는 4쿼터. 9득점에 그쳤고, 경기 종료 0.3초 전 김준영에게 결승골을 헌납했다.
중앙대와 개막전이 떠오르는 경기였다. 이날도 4쿼터 9득점에 그치며 1점 차로 졌다. 한재혁이 없을 때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없었던 점도 같다. 그래도 부상에서 회복한 유정원의 복귀는 반갑다. 영리하게 공을 돌릴 줄 아는 선수다. 이대균의 득점력은 희망이다. 올해 대학리그 평균 득점 1위다. 경기당 22득점을 71.4%의 놀라운 필드골 성공률로 만들고 있다. 3점 슛 성공률도 36.4%로 높다.
성균관대도 독수리의 비상을 막지 못했다. 1쿼터 이건영과 이현호, 3쿼터 조혁재의 깜짝 활약이 있었지만, 김윤성과 구민교가 정상이 아니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32-44로 속절없이 밀렸고 장점인 스틸(5-9)도 연세대가 4개 더 많았다. 리바운드가 많고 턴오버는 적었던 연세대의 필드골 시도는 76개로 성균관대(65개)보다 11개 더 많았다.
위안이라면, 정상 전력으로 맞붙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윤성과 구민교가 정상이면 달라질 수 있다. 3쿼터에 조혁재의 3점 슛, 구인교의 속공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조혁재는 3점 슛 능력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경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었다. 이날 기대했던 조혁재의 모습이 나왔고, 이 점은 향후 성균관대의 경기력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아주 흐림 명지대 상명대 조선대
명지대의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드라마는 언제 종료할까. 준 해리건 없이 경희대를 상대로 잘 싸웠다. 3쿼터까지는 그랬다. 문제는 공격이다. 수비는 열정만으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공격은 열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3쿼터까지 명지대의 득점은 36점이다. 대학 경기에서 쿼터 평균 12득점으로 승리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소준혁은 빛났다. 35분 20초 출장에 22득점(2점 슛 3/6, 3점 슛 4/9, 자유투 4/4) 10리바운드. 연패 탈출의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의 필드골 성공률은 25%(14/55)에 그쳤다. 승리 없이 ’신나고 열정적인 농구‘는 힘들다. 그래서 그럴까. 김태진 명지대 감독의 호통 소리가 커졌다. 다행히 다음 경기는 조선대다. 승리가 절박하다.
상명대는 다시 한번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1쿼터부터 13-28의 리드를 내줬다. 2쿼터에도 변화는 없었다. 중앙대의 득점을 15점으로 낮췄지만, 상명대의 득점도 7점으로 낮아졌다. 4쿼터 중반에는 32점 차까지 벌어졌다. 경기 시작 후 34분 32초 동안 상명대의 득점은 38점에 불과했다. 필드골 성공률,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모두 낮은데 턴오버만 5개 더 많았다.
이유는 있다. 백코트의 주축인 위정우와 박인섭이 나오지 못했다. 주포 권순우(8득점 7어시스트)는 득점보다 어시스트에 주력했다. 덕분에 고정현(11득점, 필드골 성공률 44%)와 김정현(8득점, 필드골 성공률 100%)의 공격 효율이 높았다. 그러나 희망을 보기에는 부족했다. 고승진 상명대 감독에게 어떤 반전의 카드가 있을까.
조선대 역시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이날도 하재형은 집중 수비를 당했다. 풀타임 출장에 6득점 7어시스트 7턴오버. 턴오버의 책임을 하재형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 동료들의 도움이 부족했다. 수비를 떨구기 위한 스크린도, 하재형의 공을 받기 위한 움직임도 원활하지 않았다. 하재형은 천기범이 아니다. 대학의 수비는 고등학교보다 강하다.
연패 팀들에게는 공통의 과제가 있다. 리바운드 열세, 한정된 공격 옵션, 높은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 같은 것들이다. 코칭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자. 그래서 있는 자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더욱 중요하다. 조선대의 코칭스탭은 명지대전에서 그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금주의 대학리그 일정>
6.10(월) 중앙대:경희대
6.10(월) 고려대:동국대
6.11(화) 성균관대:단국대
6.12(수) 한양대:상명대
6.13(목) 명지대:조선대
6.13(목) 연세대:건국대
<대학리그 중간 순위>
1위 연세대 8승
2위 고려대 7승 1패
3위 건국대, 중앙대 6승 2패
5위 경희대, 동국대, 성균관대 5승 3패
8위 단국대, 한양대 3승 5패
10위 명지대, 상명대, 조선대 8패
조원규-칼럼니스트 chowk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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