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골드라이팅'? 1년반 만에 매입 중단에 국제금값 급락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 6. 1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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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무려 1년6개월 만에 금 사들이기를 멈췄다.

중국이 주도해 온 금값 랠리 탓에 정작 중국이 추가 매입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되는데, 중국이 쉬어가자 국제 금 가격도 출렁이고 있다.

이 시점 이후 중국의 금 보유량은 총 1016만트로이온스 늘어났는데 사재기가 시작된 2022년 11월에 103만트로이온스로 월별 최대 매입량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금 매입이 일시 중단된 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금 가격 탓으로 일단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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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금 보유량 18개월 만에 '동결'…중국 주도 금값 상승랠리도 매입 중단 소식에 당장 하락
금괴 이미지. 중국 통용 금괴 이미지. /사진=바이두

중국 정부가 무려 1년6개월 만에 금 사들이기를 멈췄다. 중국이 주도해 온 금값 랠리 탓에 정작 중국이 추가 매입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되는데, 중국이 쉬어가자 국제 금 가격도 출렁이고 있다. 금 시장 큰손 중국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0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지난 7일 5월 중국 국영 인민은행의 공식 비축 금 보유량이 7280만트로이온스라고 밝혔다. 4월 보유량과 동일한 양인데, 중국이 금 보유량 확대에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건 무려 18개월 만이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 제고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는 국가들과의 무역거래에는 달러 대신 위안화를 사용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물론 원유 등 원자재 거래가 달러로 이뤄지는 만큼 쉬운 도전은 아니지만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은 시나브로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금 자산 확보는 위안화 가치의 기반을 다지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중국의 금 확보 전략이 구체화한 건 지난 2022년 11월부터다. 이 시점 이후 중국의 금 보유량은 총 1016만트로이온스 늘어났는데 사재기가 시작된 2022년 11월에 103만트로이온스로 월별 최대 매입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직전 통계에 다뤄진 올해 4월엔 6만트로이온스로 매입량이 줄어들며 중국 정부의 사재기가 쉬어가기 모드로 들어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중국 정부의 금 매입이 일시 중단된 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금 가격 탓으로 일단 해석된다. 금 가격은 말 그대로 우상향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2023년 1월까지만 해도 트로이온스당 1750달러 수준이던 금값은 최근 2400달러선을 오르내린다. 최근 거래가격은 2313.2달러다.

더구나 5월 들어서는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트로이온스 당 가격이 한 달 만에 약 1.8% 상승했다. 3월 대비 5월 기준으로는 무려 14%나 올랐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이 여파로 중국 정부가 5월에 금 보유량을 전혀 늘리지 않았음에도 달러 환산 중국 정부 보유 금 가치가 4월 말 1680억달러(약 231조원)에서 5월 말 1710억달러(약 235조원)로 늘었다고 밝혔다. 1700억달러선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금 가격 상승 랠리를 주도한 게 바로 중국이라는 점에서 상황은 다소 아이러니하다. 중국이 금을 사들이는 바람에 금값이 올라서 중국이 더이상 금을 사들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큰손이 주춤하자 금 가격도 당장 반응을 보인다. 중국 정부의 5월 금 매입이 제로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6월 들어 금값은 당장 1.4%가량 하락했다. 중국의 금 확보 중단 기간이 길어진다면 국제 금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중국의 금 매입 중단이 장기화할지 여부에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의 외환 전략이 장기적으로 큰 틀에서 달라질 가능성은 낮지만 매입조건이 중국 정부가 원하는 만큼 합리적 수준에서 형성되지 않을 경우 당분간 돈주머니를 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광둥유에바오금그룹 장보 투자이사는 현지 언론에 "탈달러화 추세 속에서 금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부각되겠지만 일단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온스(트로이온스)당 2350달러라는 1차 포지션에 집중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다"며 "중국 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조정을 거친 후에 매입 기회를 찾으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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