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최고층 드림타워 사우나 화재…자동화재 속보시설 미작동

2022년 소방시설법 시행령 개정으로 의무설치대상 제외
도-드림타워, 사우나 건조시설 스프링클러 작동 놓고 의견 차

제주드림타워 사우나에서 불이 나 10여명이 연기를 흡입해 치료를 받고, 투숙객 등 2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 최고층(38층) 건물의 사우나에서 불이 났지만 화재 발생을 119 종합상황실로 자동으로 알려주는 설비는 작동하지 않아 제주도가 점검에 나선다.

10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9일 오후 7시 19분쯤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사우나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불은 신고 8분만인 오후 7시 27분 모두 꺼졌다.

이 화재로 약 10㎡ 넓이의 사우나실 내부가 불에 탔고 사태를 수습하던 직원 10여 명이 연기흡입으로 치료를 받았다. 또 화재 당시 사우나 이용객과 건물 안에 있던 투숙객 등 200여 명이 대피했다.

드림타워측 관계자는 '뉴스1제주본부'와의 전화연결에서 "화재 발생 사이렌이 울지자 즉각 자체적으로 조직한 소방대가 진화에 나섰고, 119에 신고도 했다"며 "(자체 소방대가) 초기 진화에 성공했고, 이후 도착한 소방당국과 협력해 완전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즉, 화재 신고는 드림타워 직원이 직접 119로 했고, 자동화재 속보설비는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자동화재 속보설비는 화재감지기가 열이나 연기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경보가 울리고, 이와 동시에 119종합상황실에 화재 발생 사실과 위치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드림타워는 의무설치 대상은 아니다. 2022년 12월 소방시설법 시행령 개정으로 30층 이상 고층 건물은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먼지나 습기에 따른 감지기 오작동 등으로 인한 자동화재 속보설비 오인신고로 소방력에 공백이 발생하는 일들이 빈번하자 의무설치 대상을 축소했다.

드림타워는 시행령 개정이후 관할 소방서와 협의 후 해당 설비를 철거할 수 있었지만 철거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와 소방당국은 자동화재 속보설비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또 제주도 등은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건식사우나 건조시설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법 위반이 아닌지 따져보고 있다.

이와 관련 드림타워측 관계자는 "자동화재 속보설비가 화재 당시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자체 파악하고 있다"며 "스프링클러는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