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우클릭'…獨·佛 등 정치권 지각변동 예고(종합)
獨숄츠, 역대 최악…伊, 극우당 '킹메이커'로
[서울=뉴시스]신정원 문예성 김난영 기자 = 제10대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정당이 약진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국 정치권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프랑스는 조기 총선을 실시하기로 했고, 벨기에 총리는 사임을 발표했다. 반면 이탈리아 극우 정당은 유럽의회 킹메이커로 떠올랐다.
10일(현지시각)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은 제1당을 수성하고, 극우 정당들은 역대 최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극우세력은 유럽의회 내에서 의석 수가 많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 집중됐다.
이번 선거는 6~9일 치러졌으며, EU 27개국 유권자 3억6000만명이 유럽의회 의원 720명을 선출했다.
佛르펜 RN 압승…마크롱, 조기총선 '승부수'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당은 출구조사에서 15.2%를 득표해,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RN) 31.5%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3위를 기록한 사회당(14.3%)과 비슷한 득표율을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할 수는 없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선택권을 주기로 결정했다"며 "오늘 밤 의회를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르펜은 "프랑스 국민들이 우리를 신뢰한다면, 우리는 권력을 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도 선거 결과는 "현재 정부에 맞선 전례없는 승리"라면서 "한 주기의 끝이자 포스트-마크롱 시대의 첫날"이라고 평가했다.
AP통신은 프랑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애서 현 정부의 경제, 농업, 안보 정책에 큰 불만을 표출했고, 우크라이나 방어와 EU 국방.산업 강화 노력을 주도하려 했던 마크롱 대통령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고 분석했다. 이어 프랑스 조기 총선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더 떨어질 위험이 있는 반면, 르펜의 RN은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프랑스의 유럽의회 내 의석수는 81석이다. RN은 유럽의회 내 극우 성향 정치그룹(교섭단체) '정체성과 민주주의'(ID)에, 르네상스당은 중도 성향 '자유당그룹'(Renew Europe)에 속해있다. 이 결과대로라면 유럽의회에서 RN은 약 30석, 르네상스당과 사회당은 각 13석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獨, 숄츠 사민당 역대 최악 결과…극우 AfD 2위 '약진'
숄츠 총리의 사회민주당(SPD)의 예상 득표율은 14%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결과를 얻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의 주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29.5%,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6.5%로 2위를 차지했다. AfD는 나치 친위대 옹호 발언으로 지난달 유럽의회 정치그룹 ID에서 제명됐다.
EU 기후 정책의 중심인 독일 녹색당은 이번 선거에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독일은 유럽의회에서 가장 많은 96석이 배정돼 있다.
伊멜로니 FdI, '킹메이커'로 부상
FdI는 현재 득표율이 약 28.6%로, 중도 좌파 민주당(PD) 25.6%를 제치고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어 '오성운동'(M5S)이 그 뒤를 잇고 있다.
FdI는 유럽의회 제1당인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과 극우 정체성과민주주의(ID), 강경우파 유럽보수와개혁(ECR) 모두에게 구애를 받으며 킹메이커로 떠올랐다.
이탈리아의 유럽의회 의석 수는 76석으로 독일과 프랑스에 이어 3번째로 많다.
오르반 헝가리 총리, 1당 유지했지만 도전 직면
오르반 총리의 피데스당은 약 43%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1위를 기록했지만, 직전 2019년보단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고, 유럽의회 의석도 약 2석을 잃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심각한 경제 위기와 피데스당 정치인들의 최근 일련의 스캔들로, 가족 가치와 기독교 보수주의를 중시하는 이 당의 지지 기반을 흔들었다.
도전자인 페테르 머저르가 지난 2월 당과 결별한 뒤 세운 신당 '존중과 자유'(TISZA)가 약 31%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더크로 벨기에 총리, 사임 발표
출구조사에서 더크로 총리의 '오픈 VLD' 예상 득표율은 5.7%로 5년 전보다 2.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벨기에 선거도 '우클릭'했지만, 예상했던 극우 압승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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