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실형? 우리 일 아니다”…조국혁신당, 민주당과 본격 차별화?
혁신당은 닷새째 공식 입장 無…조국 “정책 등 민주당과 이미 차이 발생”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민주당은 "조작 수사 실체를 밝히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국민의힘에선 "이화영의 대북송금 유죄는 이재명의 유죄"라고 공세를 집중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 이슈와 관련해 민주당과 한목소리를 내오던 조국혁신당은 닷새째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관심을 끌고 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였던 당시 경기도에서 북한 측에 지급하기로 한 사업비와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등을 쌍방울 측이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이 이 전 부지사의 1심 판결에서 사실로 인정되면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와 추가 기소 가능성도 높아진 상태다. 이 대표가 받고 있는 범죄 혐의는 ▲제3자뇌물죄 ▲외국환거래법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세 가지다.
민주당은 이 전 부지사의 1심 판결과 관련해 '대북송금 특검법'까지 본격 추진하며 반발에 나섰다. 민주당 정치검찰 사건조작 특별대책단 소속 의원들은 7일 1심 판결이 발표난 직후 "대북송금 특검법을 추진해 (검찰 수사의) 실체를 밝히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같은 날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도 취재진에 "조작 수사가 점차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재판부가 검찰의 주장을 상당 부분 채택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여권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공세를 집중시켰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형사피고인이 대통령이 된 다음에 실형도 아니고 집행유예만 확정돼도 대통령직이 상실된다"고 일침을 날렸다. 같은 날 안철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화영의 대북송금 유죄는 이재명의 유죄"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전 부지사의 9년6개월 선고가 뜻하는 바는 너무 분명하다"며 "그 다음이 이재명 대표라는 것을 세상에서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이 대표 본인"이라고 직격했다.
개혁신당은 민주당이 꺼낸 대북송금 특검법에 대해서도 '이재명 방탄 특검'으로 변질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북 송금 특검이 이재명 대표 방탄 특검으로 해석된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본인과 배우자를 방탄하기 위해 채상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거부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비판할 수 없다"며 "특검 내로남불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특히 검찰 이슈와 관련해 민주당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는 조국혁신당이 해당 건에 대해선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부분도 주목할 점이다. 앞서 지난 4월 민주당이 수원지검의 '이화영 술자리 회유 의혹'에 집중했을 때 조국혁신당에서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박은정 의원)"거나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충격적 사건(차규근 의원)"이라며 민주당을 지원 사격했을 때와 대조적 태도다.
조국혁신당에선 이 전 부지사의 실형이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당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국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10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우리 당의 관계자가 연관되지 않은 건인 만큼 당내에서도 전혀 공식 입장이나 대응 방침 등이 논의된 바가 없다"며 "민주당에서 대북송금 특검법이나 검찰의 구조적 문제 타파와 관련해 협조를 요청한다면 그때 내용을 꼼꼼히 검토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우리가 나설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선 조국혁신당이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본격 민주당과의 차별화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지난 5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과의 '생산적 경쟁'을 천명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과의) 공통의 과제를 위해선 확실하게 협력할 것"이라며 "하지만 정치 개혁 문제를 비롯해, 의료 간병비‧주택 등 정책 면에서 이미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지점에 있어선 서로 생산적인 경쟁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12석을 얻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한데, 이번 민심의 핵심은 윤석열 정권을 단호하게 심판한다는 것이었지만 동시에 거대 민주당에게도 경고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 심판과 경고의 수단으로 조국혁신당을 선택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수권을 노리는 제1당인만큼 잘 분석하고 내부적으로 혁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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