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발표, 연준의 금리 전망 공개…더 오를 수 있나[이번주 美 증시는]
미국 증시는 오는 12일 운명의 날을 맞는다. 이날 개장 전에는 지난 5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발표되고 오후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이 공개된다.
지난주 S&P500지수는 1.3%, 나스닥지수는 2.4% 상승했다. 다우존스지수는 0.3% 강보합에 그쳤다. 지난주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의 큰 폭 상승은 지난 5일 엔비디아가 5% 이상 급등하며 증시를 끌어올린 영향이 컸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판단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지난주 초에는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데이터로 확인됐으나 지난 7일 발표된 지난 5월 고용지표는 이같은 경기 약화 진단을 완전히 뒤집어 엎었다.
미국의 지난 5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가 27만2000명 늘어 다우존스가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19만명을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5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비 4.1% 오르며 인상률이 지난 4월의 4.0%보다 커졌다. 이는 임금 인상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지난 5월 실업률은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2022년 이후 처음으로 4%로 올라갔다.
일자리 증가폭이 확대되고 임금 인상률도 올라가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9월까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은 50% 밑으로 떨어졌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9월에 첫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은 45%, 9월 이전에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은 3.9%로 9월까지 금리가 낮아질 것이란 전망은 총 50%를 살짝 하회하고 있다. 지난 5월 고용지표가 발표되기 전만 해도 오는 9월까지 금리 인하 전망은 60%가 넘었었다.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견고한 모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FOMC 결정이 내려지는 당일인 12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오후 9시30분)에 지난 5월 CPI가 발표된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5월 CPI도 하락세에서 큰 진전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CPI는 전월비 상승률이 0.1%로 지난 4월의 0.3%에 비해 둔화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년비 상승률은 3.4%로 지난 4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 5월에 전월비 0.3% 올라 지난 4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5월 근원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3.5%로 지난 4월의 3.6%보다 소폭 낮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오후 2시(한국시간 13일 오전 3시)에는 연준의 FOMC 결정이 공개된다. 이번 FOMC 때는 연준의 금리 결정을 담은 성명서와 함께 연준 위원들의 경제전망요약(SEP)이 발표된다.
SEP에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와 경제성장률, 인플레이션, 실업률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전망이 담겨 있다.
이번 FOMC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만큼 연준의 금리 결정보다도 점도표에 나타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이 더욱 관심을 끈다.
점도표를 포함한 SEP는 분기에 한번씩 발표되는데 지난 3월에는 연준 위원들이 올해 3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하지만 이후에 인플레이션이 별다른 하락세를 보이지 않았고 노동시장도 예상 이상의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연준 위원들이 전망하는 연내 금리 인하 횟수는 3번 미만으로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오후 2시30분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이어진다.
FOMC 결과가 발표된 다음날인 13일에는 지난 5월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나온다. PPI는 CPI만큼 중요하진 않지만 인플레이션이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영향력은 큰 편이다.
개별 기업 이슈로는 오는 10일 미국 동부시간 오후 1시(한국시간 11일 오전 2시)에 개막하는 애플의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가 주목된다.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AI 경쟁에서 뒤쳐져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애플이 이번 WWDC에서 구체적인 AI 아젠다를 공개할 것인지 여부다.
이외에 AI 발전의 수혜를 받고 있는 반도체회사 브로드컴이 오는 12일 장 마감 후에, AI 이미지 소프트웨어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 있는 어도비가 13일 장 마감 후에 실적을 공개한다.
미국 증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뒤로 미뤄지는 중에서도 경제 강세로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세를 어이갈 것이란 기대감에 상승세를 지속해왔다.
문제는 이 결과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점이다. S&P5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향후 12개월 순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20.7배 수준인데 이는 지난 5년 평균인 19.2배와 10년 평균인 17.8배를 모두 웃도는 것이다.
윌셔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조시 에마뉴엘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기업들의 순이익 성장세는 이미 매우 강하고 투자심리는 낙관적이며 경제 전망에 경기 침체 리스크는 더 이상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주식 비중은 상당히 높아져 주식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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