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진 ‘금리인하’ 불씨…장중 환율, 10원 이상 오른 1370원 중반대[외환분석]
미 5월 비농업고용 27만개 증가 ‘서프라이즈’
9월 금리인하 확률 70%→47%로 하락
달러인덱스 104→105로 상승, 달러화 강세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2400억원대 순매도
이번주 美소비자물가·6월 FOMC 대기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70원 중반대로 상승세가 진정됐다. 미국의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서프라이즈’로 나오면서 9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도 대폭 줄었다. 이에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를 따라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지만, 장중 네고(달러 매도) 물량 출회에 상승 속도가 제한되고 있다.
1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전 11시 52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65.3원)보다 10.85원 오른 1376.1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4.2원 오른 1379.5원에 개장했다. 환율은 곧장 1381.6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1380원선을 하회하기 시작해 오전 11시께는 1375.0원까지 상승 폭을 줄였다.
미국 고용보고서는 서프라이즈였다. 5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27만2000개 늘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8만개와 전월 증가 폭 17만5000개를 큰 폭으로 웃돈 것이다.
임금 상승 속도도 다시 가팔라졌다. 비농업 부문 민간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소득은 14센트(0.4%) 증가한 34.9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상승폭(0.2%)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4.1% 올랐다.
다만 5월 실업률은 4.0%로, 4월(3.9%)보다 소폭 올라갔다. 실업률이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견조한 고용 지표에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명분은 약해졌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하 첫발을 떼면서 한껏 부풀었던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는 한꺼번에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47.1%로 뚝 떨어졌다. 지난주 만 해도 약 70%를 가리켰다. 12월 기준금리가 5.0% 이하로 떨어질 확률은 44.4% 정도다.
달러화는 다시 강세다. 달러인덱스는 9일(현지시간) 저녁 10시 53분 기준 105.15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 104에서 105로 오른 것이다. 아시아 통화는 약세다. 달러·위안 환율은 7.26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56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위험자산 위축에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1200억원대를 팔고 있다.
다만 환율 상단에서 네고 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환율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국내은행 딜러는 “시작과 동시에 환율이 높게 시작한 만큼 상단에서 매도 물량이 많이 나오면서 레벨을 낮췄다”며 “한 번씩 매도 물량과 함께 달러 롱스탑(매수 포지션 청산)도 나왔다”고 말했다.
6월 FOMC 분기점 될까…이벤트 관망세
고용 서프라이즈가 나온 상황에서 이번주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건이다. FOMC 회의에 앞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기에 이 또한 주목해야 한다.
국내은행 딜러는 “오늘 전반적인 거래량은 평소대비 많지 않고, FOMC 관망세도 있는 것 같다”며 “FOMC 전까지는 달러 강세 흐름을 가져가겠으나 관망세가 짙어지면 환율 변동성이 제한될 듯 하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미 국채 금리가 많이 올라가서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나오면서 환율은 상승 시도를 할 것”이라며 “1380원 초중반대 정도에서 이벤트를 대기하고 그 이후에 방향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 회의는 매파적 기조를 띨 공산이 높은 가운데 점도표 상 올해 금리인하 폭 수정 여부가 주목된다”며 “연내 두 차례 금리인하로 점도표가 나타날 경우 달러화의 약세 압력이 재차 높아지겠지만, 만일 연내 1회 인하로 점도표 중간 값이 바뀐다면 달러화의 추가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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