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대신 못해…"'사회적능력' 따라 월급도 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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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노동시장에서 팀워크나 의사소통 능력 같은 사회적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 능력은 AI(인공지능)나 로봇 등 자동화 기술로 대체하기 어려워 인간이 기술보다 비교우위를 가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을 키우도록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10일 한은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 노동시장에서 사회적 능력의 중요성 증가'에 따르면 최근 들어 사회적 능력이 요구되는 일자리 비중이 늘었고 임금 보상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노동 투입' 측면에서 보면 지난 14년간(2008~2022년) '사회적 기술 집중 일자리' 비중은 7%포인트(49→56%) 늘었다. 반면 '수학적(인지적) 기술 집중 일자리' 비중은 5%p (50→55%) 증가했다. 인지적·사회적 기술이 모두 낮은 일자리 비중은 8%p(43→36%) 감소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노동시장 전반에서 쓰이는 기술 수준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사회적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것을 시사한다"며 "기술이 대체하기 어려운 팀워크 능력, 의사소통 능력 같은 사회적 기술의 상대적 중요성은 앞으로도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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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측면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 사회적 능력에 대한 임금 보상은 늘어난 반면 인지적 능력에 대한 임금 보상은 줄었다.

구체적으로 2007~2015년에는 개인의 사회적 능력이 1단위(1표준편차) 높을 때 임금이 4.4% 올랐지만, 2016~2020년에는 5.9% 오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예컨대 사회적 능력이 평균인 사람의 월급이 30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이보다 사회적 능력이 1표준편차 높은 사람의 월급은 과거 313만원에서 최근 318만원으로 올랐다.

반면 인지적 능력의 경우 2007~2015년에는 1단위(1표준편차) 높을 때 임금이 10.9% 높아졌지만, 최근(2016~2020년)에는 1.6%p 낮은 9.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적인 수치로 볼 때 임금 차이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여전히 인지적 능력이다. 다만 그 차이가 줄면서 사회적 능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석된다.

이 때 개인이 가진 인지적 능력은 '수학능력시험 성적 자료'로 측정했다. 사회적 능력은 △학창시절 교우관계 만족도 △학교생활에서 친한 친구의 수 △또래집단 내 인기 △개인 성향 등과 관련된 응답을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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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에서 사회적 능력의 중요도가 증가한 이유는 기술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오 과장은 "AI가 인지적 업무까지 대체하는 반면 사회적 능력은 상대적으로 자동화 기술로 대체하기 어렵다"며 "사회적 능력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비반복적·인지적(대화)' 업무는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고용 비중이 가장 많이 늘어난 '인지적·사회적 업무 강도가 모두 높은' 직업군으로는 △연구·교육 및 법률 관리자 △의료 진료 전문가 △간호사 △대학교수 및 학교 교사 등이 분류된다.

'사회적 업무 강도가 높지만 인지적 강도는 낮은' 직업군은 △사회복지 관련 종사자 △작가 및 언론 관련 전문가 △연극·영화 및 영상 전문가 △경찰·소방 및 교도 관련 종사자 등이 있다.

오 과장은 사회적 능력을 키우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교육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사회적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 교육과 직업훈련 측면에서 중요해질 것"이라며 "자동화 기술의 대체효과가 특정 그룹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관련 정책의 시급한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현장에서 어린 시절부터 인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을 계발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