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대권후보의 당권 도전 반대… 분당까지 겪어봤잖나”

나윤석 기자 2024. 6. 1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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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에 불출마한 우상호(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나는 일관되게 대권 후보의 당권 도전에 반대했다. 유력한 대권 후보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 대표가 되면 공천 갈등을 피할 수 없고, 갈등이 심해져 분당에 이르는 경험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이날 최고위에서 의결한 당헌·당규 개정안에 포함된 '국회의장·원내대표 선거 당원 투표 20% 반영'과 관련해 지난달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출직 공직자는 민심, 원내직은 국회의원이 뽑는 것은 민주당이 오랜 시간 토론을 통해 세운 원칙"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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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1999~2024’ 출간
“공천 싸고 당내 갈등 불가피
2년전 이재명 도전도 말렸다”
“열린우리당 때 개혁입법 실패
중도엔 일방적 독선으로 비쳐”
민주당의 유산·반면교사 기록

22대 총선에 불출마한 우상호(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나는 일관되게 대권 후보의 당권 도전에 반대했다. 유력한 대권 후보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 대표가 되면 공천 갈등을 피할 수 없고, 갈등이 심해져 분당에 이르는 경험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00년대 초반 당내 개혁파의 쇄신운동으로 처음 도입된 당권·대권 분리 전통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우 전 위원장은 이날 출간한 저서 ‘민주당 1999-2024’(메디치)에서 “2021년 전당대회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출마하려 했을 때도, 대통령 후보였던 이재명 당시 의원이 (대선 후) 2022년 전당대회에 대표 후보로 출마하려 했을 때도 만류한 바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전 위원장은 저서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이재명 당 대표까지 민주당의 25년 역사를 복기하면서 오늘의 민주당이 계승해야 할 유산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과거의 오류를 지적했다.

먼저 우 전 위원장은 저서에서 2001년 10월 보궐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이 패배하자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을 중심으로 한 개혁 그룹이 비공식 라인의 당무 개입 금지와 당내 민주주의 확대를 위한 전면 쇄신을 요구했다고 회상했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이들의 요구를 수용해 당 총재직을 사퇴했고, 당 쇄신 특위 논의를 거쳐 이듬해 1월 당무위원회가 △당 총재직 폐지 및 집단 지도체제 도입 △대선 후보와 당 대표를 분리하는 당정 분리 △원내총무(원내대표) 권한 강화 등이 핵심인 쇄신안을 확정했다. 우 전 위원장은 “이 논의의 주요 방향은 3김 시대의 사당화를 극복하고 정당 민주주의를 정착하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이날 최고위에서 의결한 당헌·당규 개정안에 포함된 ‘국회의장·원내대표 선거 당원 투표 20% 반영’과 관련해 지난달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출직 공직자는 민심, 원내직은 국회의원이 뽑는 것은 민주당이 오랜 시간 토론을 통해 세운 원칙”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우 전 위원장은 과거 열린우리당이 17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국가보안법·사립학교법·과거사진상규명법·언론관계법 등 ‘4대 개혁입법’에 실패한 것은 선민의식에서 비롯된 오만한 태도가 광범위한 지지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우 전 위원장은 “열성 지지층은 과감한 개혁 내용과 속도를 중요하게 여겼지만, 중도층에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태도가 독선으로 보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혁을 추진하는 우리는 선(善)이고, 반대하는 자들은 악인(惡人)에 가깝다는 식의 논리로 흘러가면 ‘오만 프레임’에 빠져 공격받기 십상”이라고 돌아봤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입법 독주를 예고한 민주당 지도부에 건네는 조언인 셈이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99년 김 전 대통령의 추천으로 정계에 입문한 우 전 위원장은 서울 서대문갑에서 4선을 지냈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고, 민주당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한 2022년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선에 도전하면서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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