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장기용, 시청자도 구원한 '힐링 히어로'…"귀주 행복하길"

김현희 기자 2024. 6. 1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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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배우 장기용이 '복귀주'로 '복귀'에 성공했다.

장기용은 9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 우울증에 걸려 행복한 시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시간 여행가 복귀주 역을 맡아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행복을 되찾아 가는 과정을 섬세한 열연으로 촘촘하게 풀어내 호평 받았다.

장기용에게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군 전역 후 첫 복귀작으로 그 의미가 남달랐다. 그는 때로는 피폐하고 버석한 우울증 환자로, 때로는 사랑에 거침없는 직진 로맨티시스트로, 때로는 어색하고 서툰 젊은 아빠로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며 군백기가 무색한 존재감을 입증했다.

장기용은 행복했던 과거와 우울한 현재를 오가는 귀주의 감정 폭을 세밀한 연기로 메웠고, 다해(천우희)를 만난 이후 행복을 되찾아가는 감정 변화 또한 섬세하게 그려내면서 장기용 아니면 안 되는 '복귀주'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촬영 당시, 과거와 현재를 비슷한 시기에 연기해야 했던 장기용은 대조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겉으로 보이는 분위기나 대사, 눈빛 외에도 몸에 들어간 힘의 정도, 움직임의 속도 등 하나하나 세심한 차이를 뒀다. 장기용의 남다른 디테일은 타입슬립 서사에 몰입을 돕는 친절한 가이드가 되기도 했다.

또, 장기용은 우울증으로 술에 빠져 살던 귀주와는 달리 과거의 발랄하고 생기 넘치는 모습과 다해의 맘에 들기 위해 쫓아다니며 어설프게 날리는 '헐렁 플러팅'으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사랑에 빠진 귀주의 모습으로 '로코 장인'의 위엄을 보여준 장기용은 큰 체구에 애교 섞인 행동과 특유의 매력적인 눈웃음으로 '대형견 멍뭉미'까지 발산해 '귀주 앓이'를 유발했다.

장기용은 데뷔 이후 처음 도전한 '아빠 연기'도 손색없이 보여줬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속 복귀주는 모든 것에 무기력하고 의욕 없지만 딸 이나(박소이)를 지키려 애쓰고, 마음으로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츤데레 딸바보'였다.

장기용은 극 초반 표현에 서툴고 어색한 아빠의 모습부터 딸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고, 부녀가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놓은 후 따뜻하고 다정한 모습까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달라지는 '아빠' 복귀주의 성장과 감정선을 인상적으로 그려냈다. 부성애 연기까지 탁월하게 소화한 장기용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사진=JTBC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방송 화면

특히 지난 9회에서 귀주가 이나에게 7년간 묻어뒀던 마음속 이야기를 눈빛으로 전하며 터뜨린 애절한 눈물과 11회 속 동물원에서 솜사탕을 이나 손에 쥐여주며 "네가 온 시간은 아빠 인생 최고의 선물이야"라고 말하는 귀주의 진심이 담긴 대사는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물들이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장기용은 '복귀주'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과거를 놓지 못하고 미래를 좇는 동안 '지금'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놓칠 수 있음을, 지금 이 시간을 내 옆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극 중 복귀주는 누군가를 구하고 싶은 선한 마음을 타고난 인물. 처음 타임 슬립 능력을 알게 됐을 때도 사고 난 강아지를 구하기 위해 계속해서 그 시간으로 돌아갔고, 혼자만 행복한 건 진짜 행복이 아니라는 생각에 사람을 구하는 소방관을 직업으로 삼았다.

귀주는 자신을 대신해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가 순직한 선배를 구하기 위해 지금 곁에 있는 아내와 딸을 뒤로하고 과거를 헤매다 결국 아내까지 잃고 딸과는 단절, 행복을 잃은 채 무너진 세상에 갇혀 살다 운명의 상대 다해를 만나 행복을 되찾아 간다.

목숨을 걸어서라도 가족을 지키겠다던 귀주는 이나의 댄스 동아리 발표회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 속에 갇힌 다해와 이나를 구조했고, 그 순간 13년 전 선재여고 화재 현장으로 돌아가 과거의 다해까지 구한 후 "잊지 마. 끝이 아니야. 시작이야"라는 말을 남기고 화마 속으로 사라졌다.

그 후로 5년이 흘러 현재의 다해 앞에 다시 나타난 귀주는 말없이 미소 지으며 대망의 엔딩을 장식했다. 장기용은 대사 없이도 눈빛과 미소만으로 행복을 되찾기 위해 '지금'이자 사랑하는 가족들 곁으로 오기 위해 귀주가 얼마나 고된 시간을 헤쳐왔을지 짐작케 하며 잔잔한 울림을 전했다.

장기용은 "복귀주라는 매력적인 인물을 만나 설레는 마음으로 촬영을 시작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끝이라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 좋은 감독님, 작가님,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을 만나 이야기 하나하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름다운 작품이었다"며 "복귀주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귀주도 시청자 여러분도 모두 지금,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시길 바란다"는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한편 '복귀주'로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며 배우 인생의 2막을 활짝 연 장기용은 앞으로 보여 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kimhh20811@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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