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동요 없지만…" 동해안 최북단 마을, 北오물풍선에 '긴장 속 고요'

윤왕근 기자 2024. 6. 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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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연이은 오물 풍선 살포 도발에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등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한때 '평화의 길목'으로 불렸던 강원 동해안 최북단 마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이틀째인 이날 역시 마을 주민들은 여느 때처럼 밭을 매며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이들은 아직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도 듣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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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파리 이장 "대북 확성기 방송 아직 못 들어… 일부 주민 불안"
한때 '평화의 길목'이었지만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 휑한 모습만
최근 남북 긴장상태가 고조되면서 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동해안 최북단 마을 고성군 명파리 일대.(김남명 이장 제공) 2024.6.10/뉴스1

(강원 고성=뉴스1) 윤왕근 기자 = 최근 북한의 연이은 오물 풍선 살포 도발에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등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한때 '평화의 길목'으로 불렸던 강원 동해안 최북단 마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10일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100여가구 300여명 인구의 이 마을은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동해안에서 민간인이 거주할 수 있는 '최북단 마을'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마을 주민들은 군사훈련이나 약간의 긴장 상황 정도엔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단련'이 돼 있다.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이틀째인 이날 역시 마을 주민들은 여느 때처럼 밭을 매며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이들은 아직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도 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로부턴 미묘한 긴장감도 느낄 수 있었다.

김남명 명파리 이장은 "아직 민통선 출입에도 제한이 없고, 긴장 상태에 크게 동요하는 주민도 없다"며 "매번 반복되는 상황에 무덤덤해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김 이장은 "최근에 마을에 전입해 온 가구가 몇 되는데, 그들은 이런 상황을 처음 겪기 때문에 약간 불안해 한다"고 전했다.

남북한 간의 긴장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동해안 최북단 주민들에게 '안전'만큼이나 큰 문제는 바로 '생계'다.

명파리 주민들은 대부분 민통선 내 농지에서 농사를 짓고, 또 일부는 동해안 최북단 어장인 저도어장에서 조업하며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남북 긴장 상황이 생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북한의 잇단 도발로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3일 강원 동해안 최북단 마을인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일대가 관광객 등의 발길이 끊기며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2022.11.3/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지난 2022년 11월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로 막바지 조업이 한창이던 저도어장이 폐쇄되면서 어민들이 철수한 적도 있다.

과거 금강산 육로 관광의 거점으로 '평화의 길목'으로 불렸던 명파리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기도 했다. 당시 마을에 들어선 식당 수십 곳과 상점엔 대기 줄이 길게 이어졌다.

그러나 2008년 북한군 발포에 의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이곳은 사실상 '폐허'로 변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젠 1시간이 지나도 차 1대가 길을 지나는 것을 보기 어려울 정도다.

김 이장은 "(금강산 관광) 당시엔 마을 식당에서 하루 80만~100만 원 팔던 시절이 있었다"며 "그 많던 식당 중에 이젠 단 한 군데만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다른 것 없고, 그냥 마을에 관광객이 와서 음료수라도 하나 사 먹고 가는 걸 바란다"며 "긴장 상태가 얼른 좀 누그러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우리 측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맞대응한단 이유로 지난달 28~29일과 이달 1~2일, 8~9일 등 3차례에 걸쳐 총 1300여개의 오물 풍선을 우리 측으로 날려 보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이달 9일 최전방 지역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했다. 그러자 북한은 같은 날 오물 풍선 4차 살포에 나섰다.

최근 남북 긴장상태가 고조되면서 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동해안 최북단 마을 고성군 명파리 일대.(김남명 이장 제공) 2024.6.10/뉴스1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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