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더위에 냉방병 주의보…지속되면 '레지오넬라증' 의심해야

문세영 기자 2024. 6. 1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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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 초여름 무더위가 시작됐다.

에어컨은 더위를 식히는 유용한 도구지만 과도한 냉방은 '냉방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서 교수는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름에도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땀이 많이 나지 않는 선에서 산책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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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성모병원
냉방병의 주요 증상은 두통, 피로감 등이다. JV_I029/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한낮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 초여름 무더위가 시작됐다. 에어컨은 더위를 식히는 유용한 도구지만 과도한 냉방은 ‘냉방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서민석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10일 “냉방병은 과도한 냉방에 따른 실내외 큰 온도 차에 우리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발생한다”며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지만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하고 주기적으로 환기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냉방병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주요 증상은 두통, 피로감 등이다. 코와 목이 마르고 추위를 타며 어지럼증, 졸린 증상, 소화불량·변비·설사·복통 등 소화기 증상, 인후통·기침·콧물·코 막힘 등 호흡기 질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 급격한 온도 변화에 대한 반응으로 말초혈관이 수축해 얼굴, 손, 발 등이 붓기도 한다. 

서 교수는 “평소 면역력이 약하거나 천식, 알레르기, 만성 편두통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냉방병을 좀 더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냉방병에 취약해 생리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냉방병의 또 다른 원인은 레지오넬라증이다.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레지오넬라균은 습하고 온도가 높을 때 에어컨 냉각수에서 잘 번식한다. 레지오넬라균이 냉각기를 타고 에어컨의 찬 공기를 통해 실내에 퍼지면 독감이나 폐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냉방병으로 의심되는 증상의 정도가 심하거나 오래 낫지 않는다면 레지오넬라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냉방병은 치료하지 않아도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면 며칠 내로 증상이 좋아진다.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에어컨을 끄고 충분히 환기한 다음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에어컨은 오랜 시간 사용하지 말고 가동할 때는 실내외 온도 차가 5℃를 넘지 않게 해야 한다.

실내 온도를 22~26℃로 유지하고 에어컨의 차가운 공기가 몸에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2~4시간 간격으로는 실내를 환기해 차가운 공기가 정체되지 않게 하고 습도는 50~60% 수준으로 유지한다. 에어컨 필터는 자주 청소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하면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서 교수는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름에도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땀이 많이 나지 않는 선에서 산책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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