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선 10m 앞 세리머니 하다…날아간 동메달

조윤영 기자 2024. 6. 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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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확신하고 너무 일찍 세리머니를 한 스페인 경보 선수가 간발의 차로 메달을 놓쳤다.

7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024 유럽육상선수권대회 여자 경보 20㎞ 결선에서 라우라 가르시아 카로(29·스페인)는 결승선을 약 10m 앞두고 세리머니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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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육상선수권대회 여자 경보 20㎞ 결선
동메달 확신 스페인 선수, 우크라 선수에 추월
라우라 가르시아 카로(29·스페인)가 7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024 유럽육상선수권대회 여자 경보 20㎞ 결선에서 뒤따르던 류드밀라 올리아노브스카(31·우크라이나)에게 따라잡혀 동메달을 놓쳤다. AP 연합뉴스

승리를 확신하고 너무 일찍 세리머니를 한 스페인 경보 선수가 간발의 차로 메달을 놓쳤다.

7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024 유럽육상선수권대회 여자 경보 20㎞ 결선에서 라우라 가르시아 카로(29·스페인)는 결승선을 약 10m 앞두고 세리머니를 시작했다.

라우라 가르시아 카로(29·스페인)가 7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024 유럽육상선수권대회 여자 경보 20㎞ 결선에서 뒤따르던 류드밀라 올리아노브스카(31·우크라이나)에게 따라잡혀 동메달을 놓쳤다. 유럽육상선수권대회 유튜브 갈무리
라우라 가르시아 카로(29·스페인·오른쪽)가 7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024 유럽육상선수권대회 여자 경보 20㎞ 결선에서 결승선을 약 10m 앞두고 세리머니를 시작했다. 그사이 류드밀라 올리아노브스카(31·우크라이나·왼쪽)가 그를 추월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AP 연합뉴스

스페인 국기를 목에 두른 가르시아 카로는 3위를 확신한 듯 혀를 내밀고 밝게 웃으며 허공을 향해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그는 곧 당혹감에 휩싸였다. 바로 뒤에서 달리던 류드밀라 올리아노브스카(31·우크라이나)가 결승선 5m를 앞두고 그를 따라잡은 것이다.

라우라 가르시아 카로(29·스페인·오른쪽)가 7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024 유럽육상선수권대회 여자 경보 20㎞ 결선에서 결승선을 약 10m 앞두고 세리머니를 하던 중 뒤따르던 류드밀라 올리아노브스카(31·우크라이나·왼쪽)에 따라잡히자 당혹해 하고 있다. 올리아노브스카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2024 유럽육상선수권대회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가르시아 카로는 뒤늦게 속력을 냈지만 올리아노브스카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손에 거의 잡은 동메달도 놓쳤다. 가르시아 카로는 1시간28분48초로 4위를 했다. 3위를 차지한 올리아노브스카의 기록도 1시간28분48초였지만 올리아노브스카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극적으로 동메달을 딴 올리아노브스카는 “여전히 전쟁을 치르는 조국 우크라이나를 위해 꼭 메달을 따고 싶었다”며 “내가 레이스 마지막까지 힘을 낸 이유”라고 말했다.

정철원(오른쪽)이 지난해 10월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 결선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경기에서 선수들이 일찌감치 축포를 터뜨렸다가 눈앞에서 메달을 놓친 경우는 적지 않다.

앞서 지난해 10월2일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남자 3000m 계주 결선에 출전했던 한국 대표팀도 마지막 주자였던 정철원(안동시청)이 우승한 줄 알고 두 손을 번쩍 들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그사이 뒤따라오던 황위린 대만 선수가 먼저 왼발을 밀어 넣어 0.01초 차이로 역전승했다. 허무하게 금메달을 놓친 정철원은 은메달을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내 실수가 너무 크다.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응원해 준 많은 분에게 죄송하다”며 침통한 얼굴로 말했다.

지난해 10월13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전국체전 남자 1000m 계주에서 황위린(왼쪽)이 결승선을 앞두고 두손을 들어 올리며 환호하다가 역전당했다. 대만 매체 금일신문 누리집 갈무리

당시 역전승을 거머쥔 황위린 역시 보름도 채 안 돼 섣부른 세리머리로 역전패를 당했다. 황위린은 같은 달 13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대만 전국체전 롤러스케이트 남자 1000m 계주에서 결승선을 앞두고 두 손을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그러나 그사이 그를 바싹 뒤쫓아오던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왼쪽 다리를 크게 찢으며 왼발을 밀어 넣어 먼저 결승선을 밟았다. 두 사람의 차이는 불과 0.03초였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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