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급 수비" 이토록 극찬받는 고교 포수 있었나, 타율도 4할 돌파... 1R 지명 노린다

김동윤 기자 2024. 6. 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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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강릉고 이율예가 지난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경기에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수비만큼은 지금 당장 KBO 1군 무대에서 뛰어도 될 정도다."

이토록 극찬받는 고등학생 포수가 있었나 싶다. 주전으로 올라서기까지 최소 5년은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육성하기 어렵다는 포수 포지션에서 나무랄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미 뛰어난 수비로 18세 이하(U-18) 국가대표에도 승선한 강릉고 포수 이율예(18)가 내친김에 2025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도 노린다.

이율예는 지난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경기에서 고교 올스타의 7번 타자 및 포수로 선발 출장해 2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율예의 진가는 수비에서 드러났다. 이날 올스타전에는 KBO 리그 10개 구단 스카우트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참가한 가운데 경기 초반부터 안정감 있는 수비로 주목받았다. 투수들의 제구가 흔들려 공이 바깥쪽으로 크게 빠져나가거나 낙차 큰 스플리터가 떨어져도 빈틈없이 막아냈다. 또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이 아닌 심판이 경기를 진행함에 따라 프레이밍을 계속 시도해 유리한 볼 판정을 끌어냈다.

어깨도 일품이었다. 2회 초 1사 1루 박효재의 타석에서는 1루 주자가 베이스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걸 파악하고 정우주에게 바깥쪽 공을 요구했다.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했음에도 곧바로 포구해 1루로 정확하게 송구, 하마터면 주자를 잡아낼 뻔했다. 빠르게 튕겨 1루수가 놓치지 않았다면 충분히 아웃될 타이밍이었다. 이날 중계를 맡은 김태균 해설위원은 이 장면을 두고 "공을 막아낸 것도... (대단하다) 슬라이더가 옆으로 빠지면서 거리가 상당히 멀었는데, 그 공을 막아내고 후속 동작이 와..."라면서 감탄했다.

타석에서는 첫 타석에서 볼넷을 걸어 나갔고, 5회 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바깥쪽 공을 좌측 담장 앞까지 보내는 큼지막한 타구로 연결했으나, 안타가 되진 못했다.

강릉고 이율예가 지난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경기 후 만난 이율예는 "타석이 살짝 아쉬웠다. 두 번째 타석에서 허무하게 죽어(내야 뜬 공) 세 번째 타석에서는 '후회 없이 돌리자' 생각으로 쳤는데 좋은 타구가 나와 다행이었다. 수비에서는 별다른 실수를 하지 않아 좋았고 무사히 대회를 끝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남 원동중 졸업 후 최재호 감독이 이끄는 강릉고에 진학한 이율예는 일찌감치 포수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1학년 때 최재호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U-18 야구 월드컵에 불펜 포수로서 국제 대회를 경험했고 지난해에는 같은 대회에 주전 포수로서 참가해 한국의 동메달을 이끌었다.

수비는 완성형이라는 평가다. 2학년 때부터 2루 팝 타임 평균 1.8초 후반대의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수비로 주목받았다. 2루 팝 타임은 포수가 투수로부터 공을 받은 뒤 곧장 2루로 던졌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으로 포수의 어깨와 민첩성, 도루 저지 능력을 평가할 때 중요한 요소다. 경기 운영도 최재호 감독이 이율예에게 맡긴지 오래다.

이율예는 "포수는 잘 잡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제 포수 수비에 관해서는 모든 부분에서 자신이 있다. 지난해만 해도 블로킹과 투수 리드하는 쪽에 자신이 있었는데 올해는 송구에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잘하던 수비가 더욱 원숙해졌다는 평가다. 그 덕분에 지난해만 해도 이율예를 3라운드 이내에 지명될 것이란 평가도 1라운드 후반까지 보는 시선까지 생겼다. 이번 고교·대학 올스타전은 시작 전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참가 선수 개인별 메시지를 적어 넣은 기념구를 해당 선수에게 직접 전달했는데, 이율예에게는 "그라운드의 지휘관, KBO 급 수비"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번 올스타전을 지켜본 KBO A 구단 스카우트는 "이율예의 수비는 나무랄 데가 없다. 지금 당장 KBO 1군 무대에서 뛰어도 될 정도다. 포수가 필요한 팀이라면 상위 라운드 지명도 예상된다"고 높게 평가했다.

강릉고 이율예.

이율예의 1라운드 지명을 망설이게 하는 건 역시 타격이다. 맞히는 능력은 있지만, 프로 수준의 빠른 공을 안타로 만들기에 배트 스피드와 힘이 아쉽다는 평가가 있었다. 역시 현장을 찾은 KBO B구단 스카우트는 "(상위 지명의) 관건은 역시 타격이 어느 정도 되느냐다. 요즘은 웬만큼 잘 쳐서는 명함도 못 내민다. 이율예가 올해 홈런도 2개 치긴 했지만, 크게 좋아졌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타율만 보면 1학년 19경기 0.293(41타수 12안타), 2학년 32경기 0.327(98타수 32안타), 3학년인 올해는 14경기 타율 0.432(44타수 19안타)로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에 이율예는 "키도 1~2㎝ 컸고 비시즌 동안 몸을 많이 키웠는데 힘이 붙고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오면서 성적이 좋아진 것 같다"고 비결을 밝혔다.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은 만큼 발전의 여지는 충분하다. 상위 지명에 회의적이었던 B 구단 스카우트도 "이율예의 수비는 크게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다. 송구 정확도는 단연 1등이다. (1라운드 후반 지명 이야기에) 포수가 필요한 팀은 그럴 수도 있다"고 수긍했다.

이율예는 고교 최고 포수라는 평가를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그는 "높은 평가에 부담은 있다. 하지만 그런 평가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나 말고도 잘하는 포수가 많아서 따라잡히지 않게 더 열심히 하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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