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강유전체 메모리, 정보 저장 능력 극대화

이병구 기자 2024. 6. 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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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강유전체를 활용한 차세대 메모리 소자에 신소재와 새로운 소자 구조를 적용해 정보 저장 능력을 향상했다.

포스텍은 이장식 신소재공학과·반도체공학과 교수팀이 새로운 금속-강유전체 소자 구조를 개발해 강유전체 기반 메모리의 정보 저장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7일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공개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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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발전 등으로 데이터 생산과 처리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데이터 저장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연구팀이 강유전체를 활용한 차세대 메모리 소자에 신소재와 새로운 소자 구조를 적용해 정보 저장 능력을 향상했다.

포스텍은 이장식 신소재공학과·반도체공학과 교수팀이 새로운 금속-강유전체 소자 구조를 개발해 강유전체 기반 메모리의 정보 저장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7일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공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인공지능(AI)의 발전 등으로 데이터 생산과 처리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데이터 저장 기술의 중요성이 커진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3차원 구조로 설계돼 동일 면적에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지만 작동 전압이 높고 속도가 느리다는 게 단점이다. 

강유전체는 외부 전기장이 없어도 전하가 한쪽으로 치우쳐 극성을 띠는 분극 상태를 스스로 유지하는 물질이다. 외부 전기장으로 분극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최근에는 하프늄(Hf)을 주성분으로 하는 산화물인 하프니아 기반 강유전체 메모리가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다. 하프니아 기반 메모리는 낮은 전압에서도 작동하고 속도도 빠르다.

하프니아 강유전체 메모리는 외부에서 전압을 가했을 때 강유전체에 전압 전달이 원활하지 않아 정보 저장에 쓰이는 전압인 '메모리 윈도우'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였다. 메모리 윈도우가 클수록 정보 저장 단위를 많이 형성할 수 있어 정보 저장 능력이 커진다.

이장식 교수팀이 개발한 강유전체 메모리 소자의 구조와 QLC 동작 및 동작 방법. 포스텍 제공

연구팀은 먼저 강유전체에 알루미늄(Al)을 도핑해 성능이 향상된 강유전체 박막을 만들었다. 또 소자를 구성하는 배열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 MFS(금속-강유전체-채널)구조 대신 금속과 강유전체를 한 번 더 반복한 MFMFS(금속-강유전체-금속-강유전체-채널) 구조로 소자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새로운 소자의 금속·강유전체층의 두께와 면적을 조절해 각 층에 전하가 저장되는 능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강유전체층에 걸리는 메모리 윈도우가 커져 정보 저장 능력이 높아지고 소자에 걸어준 전압이 대부분 메모리 윈도우로 전환돼 에너지 소모량도 줄었다.

기존 하프니아 기반 강유전체 소자의 메모리 윈도우가 약 2볼트(V)인 것과 비교해 연구팀이 개발한 소자는 10V 이상의 메모리 윈도우를 기록했다. 이장식 교수는 "단위당 16개의 정보(4비트)를 저장하는 '쿼드러플 레벨 셀(QLC)' 수준"이라며 "0과 1만 표현해 2개의 정보를 담는 셀과 비교하면 8배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어 데이터 밀도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자는 100만 번 이상 동작하는 테스트 후에도 높은 안정성을 보였고 정보를 유지하는 성능도 뛰어났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원하는 데이터를 입력·저장하기 위해 전압을 연속적으로 높이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자는 한 번만 전압을 인가하면 원하는 데이터를 빠르게 입력하고 저장할 수 있다.

이장식 교수는 "기존 메모리 소자의 한계를 돌파할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고 하프니아 기반 강유전체 메모리의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저전력·고속·대용량 메모리를 개발하고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의 전력 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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