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짭짤한데 뭐하러 나가나… 올 LPGA 14개 대회째 무승

오해원 기자 2024. 6. 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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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이로써 올해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은 개막 후 14개 대회째 무승 기록을 이어갔다.

LPGA투어의 한국 선수들은 2008년과 2014년 개막 후 14개 대회 만에 첫 승을 신고했으나 이번엔 침묵이 더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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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숍라이트 클래식 폐막… 韓, 24년만의 가장 긴 우승 가뭄
안나린, 10언더파로 공동 6위
최종일 11타 줄인 스트룀 우승
해외 투어 거주비용 부담 크고
연령 높아지며 경쟁력도 약화
KLPGA 상금·규모 급성장에
많은 선수들 국내 투어에 안주
스웨덴의 린네아 스트룀이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베이코스에서 끝난 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올해 개막 후 14개 대회째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해 무려 24년 만의 악몽을 맞았다.

안나린은 1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베이코스(파71)에서 열린 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총상금 175만 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4개를 묶어 2언더파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03타가 된 안나린은 마리나 알렉스(미국) 등과 공동 6위로 마쳤다. 우승한 린네아 스트룀(스웨덴·14언더파 199타)에 4타를 뒤졌다.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고진영(7위)은 2타 줄였지만 이정은6 등과 최종합계 8언더파 205타 공동 12위로 마쳤다. 스트룀은 마지막 날만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고르는 맹타로 무려 11타를 줄이고 자신의 99번째 LPGA투어 출전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60타는 LPGA 역사상 6번째 기록이다.

이로써 올해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은 개막 후 14개 대회째 무승 기록을 이어갔다. LPGA투어의 한국 선수들은 2008년과 2014년 개막 후 14개 대회 만에 첫 승을 신고했으나 이번엔 침묵이 더 길어졌다. 박지은이 개막 16번째 대회 만에 우승했던 2000년 이후 24년 만에 개막 후 최다 대회 무승 기록이다.

LPGA투어의 최근 부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폭발적 성장으로 과거와 비교해 LPGA투어에 합류하는 선수의 절대적 숫자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실제로 이번 주 안나린의 상금은 5만2267달러(약 7200만 원)다. 9일 끝난 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사상 첫 단일대회 4연패에 성공한 박민지가 우승 상금 2억1600만 원에 주최사의 포상금 3억 원, 우승 상금과 같은 포상금까지 더해 7억 원 이상을 거머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박민지는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으나 스트룀의 우승 상금 26만2500달러(약 3억6300만 원)보다 많은 금전적 보상을 확보했다. LPGA투어에서 경기하는 선수들은 상당한 거주비용 등 투어 출전을 위해 부수적으로 사용하는 비용 문제가 크다. 이 때문에 KLPGA투어 상위권 선수의 해외 진출이 줄어든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PGA투어에서 경기하는 한국 선수의 연령대가 높아지며 무섭게 추격해온 미국은 물론, 일본·태국 등 아시아 국가의 선수와 비교해 경쟁력이 크게 감소했다는 분석은 피할 수 없다. 과거 국내에서 열린 LPGA투어 대회가 한국 선수의 LPGA투어 진출을 위한 등용문 역할을 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KLPGA투어 선수의 국내 개최 LPGA투어 대회 출전을 제도적으로 막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LPGA투어에서 줄어든 한국 선수의 영향력은 오는 8월 열릴 2024 파리올림픽 여자골프 출전선수 감소로 이어졌다. 올림픽 출전 선수는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선발한다.

현재 한국은 고진영과 김효주(11위)의 파리올림픽 출전이 유력하다. 2명 이상 출전하기 위해서는 15위 이내에 추가 선수가 있어야 하나 이 자리를 노렸던 양희영과 신지애는 각각 20위, 21위로 밀려 올림픽 출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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